올해 남성 캐주얼브랜드가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 3월 새롭게 재단장한 매장에 신상품을 내놓은 이들 브랜드들은 전년동기대비 1백50~2백%라는 놀라운 신장률을 보이는 등 고공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현장판매원들은 "주말에는 손님이 북적돼 계산대에서 오래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말한다.

각 브랜드의 기획팀들은 "일부 인기품목은 5월까지 판매할 예정이었던 물량까지 일찌감치 동나 대체할만한 다른 상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패션전문가들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전혀 예상밖"이라는 반응이다.

올해초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캐주얼 시장이 살아나려면 적어도 1년은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점쳤었다.

남성복중 정장부문은 작년초부터 높은 신장세를 보였으나 캐주얼부문은 전혀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98년보다 매출이 떨어지는 브랜드가 나올 정도였다.

<>어떤 브랜드 뜨고 있나 =대표적인 사례가 한섬에서 선보인 남성복 ''타임''이다.

앞서 나온 여성복 타임은 국내패션을 이끄는 롱런 히트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지만 같은 이름의 남성복이 출시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성복과 같은 컨셉트와 패션감도를 지닌 옷을 한국남성들이 과연 좋아할까?"라는 의문때문이었다.

그러나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 27평 크기의 매장을 낸 타임은 3월 한달동안 총 3억6천만원의 매출을 올려 주위점포를 놀라게 했다.

"개점 특수"를 감안하더라도 이웃한 다른 남성복 브랜드의 매출이 월 3천만원을 밑돌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놀라운 판매기록이다.

한섬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고감도의 옷을 과감하게 선보인 점과 효과적인 홍보마케팅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예를들면 여성의류 타임의 고정고객 1천5백명에게 홍보책자와 DM을을 보내는 식이다.

이 때문인지 타임매장에는 유달리 커플고객이 많다고 한다.

신원의 지이크도 급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3월한달동안 1억4천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작년대비 2백%가량 신장한 수치다.

이달들어서도 신장세는 계속돼고 있다고 브랜드관계자들은 희색이 가득하다.

FGF의 인터메조 또한 3월 롯데본점에서 1억7천만원을 올리는등 한 매장당 평균 1억원정도의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메조의 전년대비 신장률은 1백%정도다.

인터메조와 지이크 모두 예년에 비해 유행에 민감한 디자인 비중을 늘리고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30대 초반 남성을 대상으로 소비자 타깃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급소재 고급 디자인을 찾는 남성 고객층이 국내에도 있었다라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이밖에 이지오와 CP컴퍼니,코모도,준꼬 고시노 등 여타 남성브랜드들또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설현정 기자 sol@ 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