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아 <컨텐츠코리아 대표 spakal@contents.co.kr >


얼마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조찬 강연회에 참석했다.

미래사회의 변화 요소,각 분야의 변화 속도,균형있는 변화를 위한 창조적 파괴 등에 대한 이야기들이 진행되었다.

토플러는 변화의 현상보다는 변화 속도의 차이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개개인의 변화보다는 통합된 변화,일체성이 유지되는 변화,균형있는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IT(정보기술)분야는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화해야 하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의 변화 속도와 사회 기초적인 분야의 변화 속도가 맞지 않다는 것이다.

토플러는 이러한 문제점을 "달리는 차"로 비유하면서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 변화의 양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속 1백마일로 달리는 가장 빠른 차는 역시 기업으로 인터넷 시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로 빠른 차는 시속 90마일로 달리는 시민의 차로 수천개의 민간 조직,전문가 그룹,단체들이 역동적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탈 대규모 사회가 되면서 무한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세번째로 빠르게 달리는 차는 미국의 가족으로 산업사회의 핵가족 개념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택근무,원격교육,원격화상진료 시스템이 제공됨에 따라 흩어졌던 구성원들이 가정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한다.

네번째로 달리는 차는 시속 40마일의 정부 규제기관이며 다섯번째로 달리는 차는 정부 관료조직으로 30마일 정도의 속도를 낸다.

이로 인한 비용과 시간의 낭비를 지적하고 있다.

그 다음 느린 속도로 가는 차는 시속 10마일의 학교라는 차다.

정보화 사회 지식이 중요한 자산인데도 학교는 지식인을 키우지 못하고 아직도 산업사회 시스템에 맞는 대량생산 근로자를 배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 다음 가장 느린 차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 법률이라는 차다.

법률은 안정적인 축으로 너무 빨리 변화하면 안된다고 하나 얼마나 느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지식재산권과 특허권의 법률적 속도는 너무 느리다고 지적한다.

이들 각 차들의 속도가 다르더라도 균형있는 변화를 하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토플러의 강연을 들으면서 한편 놀라운 것은 정보화에 앞선 미국도 우리와 똑같은 문제점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을 좇아가기보다는 우리 문제를 우리 문화에 맞게 우리 형편에서 진단하고 해결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며 벚꽃 몽우리가 그득한 윤중로 길을 빠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