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탈모증상은 미용상 보기에 좋지않고 경우에 따라 정신적인 후유증을 가져올 수도 있어 심각한 고민거리가 아닐수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제적으로 저명한 의학학술지에 머리가 벗겨진 남성의 심장질환 발병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그 상관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에서 2만2천여명의 의사들을 11년간 추적 관찰해서 얻어진 것으로 관상동맥성 심장 질환의 발병위험 요인인 가족력 흡연 당뇨병 고지혈증(고콜레스테롤혈증)의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머리의 맨 윗부분(두정부)에서 머리가 벗겨지는 남성형 탈모증상일수록 심장 질환의 위험성이 높았으며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갖고 있는 남성은 그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콜레스테롤이 높고 두정부 부위에 탈모 증상이 있는 남성의 경우 단순히 콜레스테롤만 높고 탈모 증상이 없는 남성에 비해서 심장 질환의 위험성이 3배 정도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혈압이 있는 남성 환자가 대머리인 경우에는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80%가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흥미로운 것은 두정부 부위의 탈모는 탈모 정도가 적어도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나타났고 이런 위험성은 탈모 정도에 비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달리 이마 부위가 벗겨지는 탈모 증상은 심장 질환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자들은 이런 결과가 두피에 많이 분포돼있는 남성호르몬 수용체에 남성호르몬이 어떤 역할을 함으로써 빚어지는 것이라고 가정했다.

즉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남성호르몬이 동맥경화와 혈액응고를 촉진해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남성형 탈모현상이 나타나는 여성에서 남성호르몬이 늘어나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이 많이 나타난다는 연구보고가 여럿 나와 있다.

스트레스가 탈모현상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머리의 맨 윗부분에서 진행되는 남성형 탈모증에서 심장질환의 위험성이 가장 큰 것으로 보아 남성호르몬과의 관련성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유전적인 요인에 의한 남성의 탈모증상은 조절이 어려운게 사실이다.

현재로서는 남성의 탈모 증상을 치료하는 약제가 심장 질환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남성형 탈모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진찰과 함께 심장질환의 다른 위험 요인을 줄이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hshinsmc@samsu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