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제의 토대는 확고하다" "신경제가 생산성 증대를 리드하고 있다" 전자를 신경제 거품론(구경제 부활론)의 주장이라 한다면 후자는 신경제 지속론에 해당한다.

요즘 지구촌 경제는 신경제와 구경제의 충돌로 어수선한 모습이다.

내로라 하는 경제분석가와 증시전문가들이 한마디 할 때마다 주식시장은 춤을 추는 형국이다.

권위있는 월가의 전문가가 신경제의 거품 붕괴를 경고하면 나스닥 주가는 곤두박질치는 반면 다우지수는 상승한다.

미국만이 아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들어선 신경제 거품론이 힘을 더 얻는 듯하다.

미국에서 나스닥지수가 지난주 3일 연속 급락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까지도 거품붕괴를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의 하이테크 주식은 앞으로 폭락할 수도 있고 이것이 금융 전망을 불확실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직은 어느 쪽이 이길지 단정하기 어려운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다.

이런 신경제와 구경제의 공방이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우선 양쪽이 서로 판이한 가치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신경제식 분석가들에겐 구경제 기업들이 문제가 있는 기업으로 보인다.

반대로 기존의 기업 분석가들은 인터넷 기업들을 재무구조가 형편없는 기업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이런 공방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양쪽에 손해만은 아닐 수도 있다.

양쪽의 경쟁과 협력이 새로운 발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많은 구경제 기업들은 신경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받아들여 생산성을 높여나갈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실천하고 있다.

물론 신경제 기업들도 놀랄 만큼 발빠르게 합병과 제휴 바람을 타고 있다.

이런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살아남는 수는 갈수록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현재의 상황을 춘추전국시대에 비유한다면 멀지않아 패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신경제와 구경제 기업들의 변화무쌍한 움직임은 미국 기업들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부품 조달에서 설계 기술개발에 이르기까지 서로 협력하거나 제휴하는 모습이다.

공동으로 전자상거래망을 구성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구경제 산업인 자동차의 경우 빅3와 부품업체가 함께 ANX (Automotive Network Exchange) 란 전자상거래망을 구축하고 있다.

연간 1백억달러 이상의 비용절감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제조업 뿐만이 아니다.

구경제의 또 다른 한축인 금융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미 인터넷을 이용한 변신에 나서고 있다.

은행간의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도 발을 벗고 나섰다.

파리 암스테르담 브뤼셀 등 유럽의 3개 증권시장이 통합을 선언했다.

앞으로 미국의 뉴욕증시에 필적할만한 대형증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런 초대형 증시는 초대형 기업구조조정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이 있는 유럽기업을 만든다는 구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바람을 타고 올해 기업인수합병은 사상최대의 붐을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경제의 토대가 확고하다는 주장은 바로 구경제가 이렇게 변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싶다.

기존의 체제를 지키는 구경제가 굳건하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구경제 (old economy) 기업들은 경쟁력있는 T- biz (traditional business)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의 과제는 T- biz 를 부활시키는 일이 될 것같다.

T- biz 의 재건은 정보기술을 도입하고 끊임없는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을 합리화하는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T- biz 가 정보기술로 무장하게 되면 엄청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심지어 한국 산업이 미국시장에 파고들 여지가 더욱 위축되는게 아니냐고 우려하는 이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하느라 투자할 여력이 없었던 점을 생각하면 한국 구경제 기업들의 토대가 과연 굳건한지를 되묻게 된다.

구경제 기업들중 상당수는 지금까지 신경제 분야의 정보통신 기업에 투자해서 고수익을 올렸다.

이를 통해 정보기술과 벤처식 경영기법도 익혔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젠 T- biz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자체 정보기술과 경영합리화에 적극 투자할 시점이 아닌가 한다.

한국의 T- biz 기업들에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도록 분발하라고 권하고 싶다.

신경제 기업이건 구경제 기업이건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미래는 없는게 아닐까.

ygp@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