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대 < 중소기업연구원장 >

한국 M&A 역사상 최대규모로 기록될 대우자동차 매각을 위한 국제입찰절차가 진행중이다.

이미 GM 포드 르노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의 해외업체와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입찰참가의향서를 제출하고 대우차 실사작업을 진행중이다.

향후 일정은 이들로부터 입찰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본격 매각 협상을 벌여 최종인수자를 결정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현재 관심의 초점은 대우자동차가 해외업체 또는 국내업체에 매각되느냐,아니면 해외와 국내업체의 컨소시엄에 매각되느냐에 있다.

왜냐하면 현재 한국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총생산의 10%, 총수출의 8%로서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후방 연관효과까지 고려한다면 그 중요성은 월등히 커진다.

뿐만 아니다.

자동차산업의 발전없이는 미래첨단산업의 발전도 보장이 어렵다.

따라서 대우차동차의 최종인수자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자동차산업의 발전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이익 그리고 경제사회의 안정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먼저 인수주체에 따른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향방에 대해 짚어보자.

만약 해외의 거대한 자동차업체가 최종 인수자가 될 경우 그들은 대우자동차의 기술개발 및 해외마케팅 능력의 개발보다는 대우자동차를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시장을 겨냥해 "생산기지화"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자동차 기술개발과 마케팅은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핵심 기술개발 및 마케팅은 본사에서 하고 생산은 한국에 전담시키는 것이 그들에겐 최선의 전략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한국에서 핵심기술 및 부품의 개발과 마케팅을 전담케 함으로써 자동차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화하려는 우리의 전략과 크게 동떨어지는 결과가 된다.

또 GM 등은 생산원가 절감을 목적으로 글로벌아웃소싱을 통하여 부품을 조달하기 때문에 그들이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경우 국내 부품업체중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대우자동차 납품업체에서 탈락될 것이다.

탈락된 업체가 규모의 축소로 생산원가가 높아지면 국내완성차업체도 이들로부터의 부품구매를 기피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내부품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져 한국 자동차산업은 수입유발산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한국자동차산업의 "생산기지화"와 "수입유발화"는 궁극적으로 한국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음으로 소비자 측면을 생각해 보자.

GM 등의 해외업체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하게 될 경우 한국시장에서 경쟁 심화와 수출상품.내수상품간 가격 및 품질차별 완화에 의해 가격이 인하되고 품질이 향상될 가능성이 높아져 결국 한국소비자 이익증진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해외업체조차도 과점시장의 이윤극대화를 목적으로 가격 및 품질 차별전략을 추구할 경우 한국소비자의 이익증대는 없을 수도 있다.

한편 해외인수업체가 그 이익을 해외로 송금할 경우, 그리고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할 경우, 내국인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해외로 유출되므로 그만큼 한국소비자의 이익이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손상을 받게 된다.

따라서 종합적으로 보면 대우자동차가 해외업체에 인수될 때 한국소비자의 이익이 증대된다고 일의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경제사회의 안정성과 관련해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미국기업은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수준을 조절하는 폭이 우리나라 기업보다 크다.

때문에 최종인수자가 해외업체가 되면 고용의 안정성이 어느 정도 손상을 받는다고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해외의 거대기업들은 전세계적 전략속에서 대우자동차를 경영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의 전략이 우리의 이익에 반할 경우 한국 자동차산업은 크게 영향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경제적 손익측면 뿐만 아니라 고용과 관련, 사회안정에도 부정적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이처럼 대우자동차의 해외단독매각은 긍정적 면보다 부정적 면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우자동차의 해외단독매각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본다.

더욱이 외환의 유입으로 경상수지 악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 시점에서 대우자동차의 해외단독매각은 더더욱 바람직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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