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가래,김치국물에 말아놓은 국수,그 위에 떨어뜨린 서너방울의 참기름.

파주에 있는 송학식품.

공장안으로 들어서면 구수한 냄새가 난다.

떡과 국수 수제비 참기름 등 고유 식품을 만드는 업체이기 때문.

쌀을 씻어 물에 불린 뒤 찐다.

기계 속에서 으깨 작은 구멍을 통해 뽑아내는 가래떡이 흰눈같다.

생산제품은 누룽지 감자국수 쑥국수 냉면 등 1백여종에 이른다.

진공 포장돼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옛맛을 잊지 못해 사먹는 사람이 늘면서 판매도 해마다 10~15%씩 증가하고 있다.

올 매출 목표는 3백억원.해외에서도 인기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뉴욕 그리고 일본 중국 등지로 나간다.

수출은 올해 70만달러,내년에는 1백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교포가 주된 소비층이지만 현지인도 즐겨먹는다는 게 성호정(54) 송학식품 사장의 설명.교포 가정이나 식당에 초대받아 먹어본 뒤 맛을 들여 찾는 외국인 늘고 있다고.김치가 세계적인 식품으로 발돋움하고 있듯 수제비 만두 냉면도 이 대열에 끼일 날이 멀지 않은 듯하다.

옛맛과 멋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디지털시대지만 고유의 맛과 멋에 대한 그리움을 잊지 못해서다.

식품뿐 아니라 가구 의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 홍송가구(대표 김진구.42).향나무나 느티나무를 깎아 장롱을 만드는 업체다.

예리한 조각칼로 무늬를 새긴 뒤 흑단을 비롯한 진한 색깔의 나무를 박아넣는다.

사군자 십장생 등이 기품있게 새겨진다.

원목제품이어서 값은 비싸다.

하지만 서울 사당동 매장은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도 자주 찾는다.

주재기념으로 사가기 위한 것.이 회사 장롱은 로스앤젤레스까지 알려져 있다.

전통한복도 외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월초 일본 쿄토에서 열린 웨딩드레스페어.관람객의 눈길을 집중시킨 것은 우아한 한복이었다.

한복미인(대표 이준우.51)이 출품한 결혼예복이다.

궁중예식에서 사용되던 한복을 재현한 것.한복미인은 올 가을 우선 50벌을 지어 일본에 보내기로 했다.

오사카에 첫번째로 문을 여는 한복대여점에 진열하기 위한 것.매장을 여는 사람은 오노 기이치 브라이드 디렉터 사장.반응이 좋으면 도쿄 등으로 대여점을 늘릴 계획이다.

이준우 사장은 "일본 사람은 결혼식에서 기모노나 서양스타일의 웨딩드레스를 입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사진을 찍을 때는 다양한 옷으로 연출하고 싶어한다"며 "좋아하는 옷 가운데 하나가 한복"이라고 소개한다.

분홍색 바탕에 화사한 무늬를 수놓은 파티복도 인기를 모은다.

한복미인은 일본으로 3년내 1백만달러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미래학자들의 예견대로 획일성의 시대는 지나가고 다양성의 시대가 오고 있다.

박넝쿨을 이고 있는 초가집처럼 한국의 멋과 맛을 살린 다양한 제품과 사업개발이 시급한 것 같다.

관광객을 불러들이거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도.중요한 것은 이들 사업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복원이 아닌,땀흘린 과학적인 연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몇달동안 운반 보관해도 파손되지 않는 송학식품의 특수 진공포장방법이나 원목의 갈라짐을 막는 홍송가구의 건조공법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김낙훈 기자 nhk@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