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적자원관리 신조류 ]


"바꿔, 바꿔. 모든 걸 다 바꿔!"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사회 전반에 바꾸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인적자원관리에도 예외가 아니다.

대기업의 우수 인력들이 벤처기업으로 탈출 러시를 이루고 있다.

파격적인 연봉과 스톡옵션, 그리고 성장가능성을 보고 몰려가는 것이다.

신입사원들도 우수한 사람들은 벤처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이른바 벤처시대가 열리고 있는 느낌이다.

벤처붐에 자극을 받은 대기업들은 벤처기업이 제공하는 금전적, 비금전적인
유인책을 그대로 사용하며 인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존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노동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우리 나라 노동시장도 이제 선진국형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읽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90년대 초부터 연공서열 중심의 인사관리를 능력주의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노조와 내부의 반발로 "한국형 능력주의"라는
이름아래 점진적인 변화를 모색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또한 연공주의에서 능력주의로 연착륙하는데 나름대로 기여한 측면도
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디지털시대에 점진적인 변화는 능력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절박함을 심어주고 있다.

왜냐하면 벤처산업의 등장은 그만큼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만듦으로써
직장이동의 기회를 확대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또 이미 IMF체제이후 명예퇴직,정리해고를 거치면서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평생직장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제 자신의 몸값은 기업에서 정해준 몸값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되는 몸값, 즉 기회임금(Opportunity Wage)에 의해 평가를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기업의 채용방식도 직장이동을 부추기고 있다.

수시채용, 중도채용, 사이버채용이 확산되고 헤드헌팅회사들이 증가하면서
인력의 이동은 더욱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기업은 인적자원관리를 채용, 임금, 승진, 조직관리 측면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지금은 산업화사회에서 지식사회로 급격히 전환해야 할 시점에 와
있으므로 산업화세대와 정보화세대의 조화도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일반 기업에서는 산업화세대가 정보화세대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으로 여기서
괴리가 발생하고있다.

대기업에서 벤처기업으로 인재가 탈출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기업일수록 기존의 관료주의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창의성을 신속하게
발휘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의 경쟁력은 창의력과 속도에서 나오고 있다.

벤처야말로 이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인적자원관리는 이제 발상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지식시대의 시각으로 제도와 의식을 바꾸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지식시대는 지식이 가장 중요한 생산요소로 등장하고 지식을 소유한 사람이
생산의 결과를 대부분 차지하게 된다.

이는 지식과 같은 무형자산이 자본 노동 토지 등 유형자산을 제치고
기업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등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식경제를 주도하는 주체는 사람이다.

지식경제의 도래는 기존의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오히려 지식근로자와 비지식근로자라는 구분이 더욱 의미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의 인적자원관리는 지식근로자를 확보하고 양성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리 나라 기업들이 무한경쟁시대의 험난한 파고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지식시대, 디지털시대에 걸맞은 인적자원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산업사회와 지식사회는 일의 성격, 조직의 구조, 이해관계자, 노사관계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10회에 걸쳐 기업들의 인적자원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그 성공사례,
실패사례를 분석함으로써 기업들의 생존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양병무 <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경제연구원 부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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