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가 라이벌이자 벤치마킹대상으로 삼고 있는 회사는 멕시코의
시멕스(CEMEX)사다.

190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연간 시멘트 생산량이 6천1백만t, 수출량이
1천만t에 달하는 세계 3대 메이저다.

전세계 22개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광대한 물류 네트워크를 이용, 60여개국과
거래하는 다국적 기업이다.

미국 스페인과 베네주엘라 파나마 콜롬비아 등 남미주요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동양시멘트가 이 회사를 주목하는 것은 이 회사가 멕시코 외환위기를
계기로 오히려 메이저사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시멕스는 지난 94년 멕시코 외환위기당시 회사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의
위기를 맞았다.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크게 줄어든데다 32억달러에 달하는 외화부채
상환압박에 시달렸다.

경영진들이 택한 전략은 핵심역량의 집중.

로렌조 잼브라노(Lorenzo H Zambrano) 사장은 유통 관광 등 시멘트 이외
사업을 과감히 처분했다.

그리고 그 대금으로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각지의 시멘트 기업들을 인수
했다.

그리고 규모의 경제 이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자사의 앞선 기술력을
인수기업에 접목시켜 생산성을 배가시켜 나갔다.

관리측면에서도 구조조정을 과감히 추진했다.

규모는 작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한 조직을 구축하기 위해 인력구조를
다운사이징하고 내부 시스템을 개편했다.

임직원들의 능력개발제도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제를 도입, 회사 업무에
스스로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성공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났다.

매출액은 94년 IMF 당시 21억달러에서 98년 43억달러로 늘어났다.

연간 20%이상 성장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98년 9억달러를 기록, 94년 대비 1백15% 증가했다.

외환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은 셈이다.

시멕스는 이제 멕시코 회사가 아니라 다국적 회사다.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회사를 목표로 설정해 놓고 비용절감, 수익성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 박주병 기자 jbpar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3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