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면전문점 수요층 잘못 겨냥 실패 ]

A씨는 먹자골목과 호텔 여관 등이 몰려 있는 이면도로의 허름한 분식집을
인수해 깔끔하고 현대적인 라면전문점을 창업했다.

A씨의 점포가 있는 이면도로 쪽은 여관 모텔 등과 유흥주점 노래방 음식점
들이 몰려 있었고 도로 건너편에는 4~5층 규모의 오피스용 건물들이 도로변에
늘어서 있는 입지였다.

A씨가 라면전문점을 택한 이유는 라면 수요층이 넓은 만큼 전문점으로
운영하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인근 지역이 먹자 골목인데다 도로 건너편 오피스가에 홍보전단을 열심히
배포한다면 배달 수요도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식사시간 외에는 커피전문점으로도 운영하겠다는 생각에서 실평수 15평짜리
점포에 일식우동점 분위기가 나도록 깔끔하게 꾸몄다.

라면전문점인 만큼 라면뚝배기 쟁반라면 등 일반 분식집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라면메뉴를 개발했다.

오픈 후 1주일간은 하루 30만원 정도의 매상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열흘째되던 날부터 서서히 매출이 떨어지기 시작해 보름이 지나자
매상은 10만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그 사이 홍보 전단도 부지런히 돌리고 가게 앞에서 호객행위도 해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고민 끝에 간판에 현수막을 새로 달아 업종 변경을 알리고 일반 한식을 판매
하는 음식점으로 전환했지만 효과를 보지 못하고 결국 싼값에 점포를 내놓고
말았다.

A씨의 실패 원인은 첫째 잘못된 입지 선정에 있다.

A씨의 점포가 있는 골목의 주요 유동인구층은 30대와 40대 남성이었는데
라면의 주요고객층은 10대와 20대였던 것이다.

둘째 인근 오피스가를 대상으로 한 배달 수요에 대한 예측도 빗나갔다.

라면은 끓인 후 바로 먹지 않으면 쫄깃한 면발맛을 느낄 수 없어 배달 메뉴
로는 부적당하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소장 (천리안 GO LKH )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