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23일 거래소 시장의 활성화를 겨냥한 증시균형 발전방안이
발표됐으나 거래소 침체, 코스닥 활황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과 투자자들은 증자곤란과 투자손실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첨단기술주 중심의 주가상승은 세계적인 추세인데다 인위적인 대책
으로 거래소 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거래소 상장기업 기업들이 그동안 주주를 경시한 경영을 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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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 논설.전문위원 >

거래소 시장의 침체는 투자자 손실뿐 아니라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제조업체들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한다는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다.

외환위기 이후 차입에 의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직접금융 기회
마저 봉쇄되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거래소 시장의 상대적 침체는 첨단 기술주 중심의 주가상승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나 증권거래소와 상장기업들의 책임도 크다.

그동안 거래소 시장은 후발주자인 코스닥 시장에 비해 서비스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있어 왔고 상장기업도 코스닥 등록기업에 비해 주주이익을 등한시
해왔기 때문이다.

증시균형 발전방안에 대해 시장은 일단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는 거래소 시장의 활성화가 제도개선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책으로 제도상의 차별이 대부분 시정되게 됐으나 상장기업의 주가가
실적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을 시장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거래소 시장의 침체는 그동안 주주경시 경영을 해온 상장기업에 대한
시장의 응징인지도 모른다.

진정한 거래소 시장의 활성화는 상장기업들이 주주중시 경영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 kghwchoi@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