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자금시장은 "정중동".

외형상으로는 조용했으나 변화의 조짐을 시사한 한주였다.

투신사의 후순위담보채펀드가 약진세를 보였다.

지난 16일 1조9천8백41억원에서 22일 현재 2조3천3백2억원으로 1주일간
3천4백61억원이나 늘어났다.

하이일드펀드도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굳혔다.

지난 16일 9조2천1백43억원에서 22일엔 2조3천3백2억원으로 몸집을 불렸다.

증권사 고객예탁금의 경우 거래소와 코스닥시장간 불균형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전체적으로는 11조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채권시장의 활기는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지난 21일 실시된 7천억원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입찰을 계기로 채권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어느정도 금리인상을 허용하면서 적정환율을 유지하는 쪽으로 정책
우선순위를 선회했다는 해석이 시장에 돌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무역수지 적자폭이 줄지 않고 있다는 소식도 한몫
했다.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는 줄고 단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하나 신한 외환은행 등이 내놓은 후순위채권이 고액자산가
들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창구판매를 시작한지 하루나 이틀만에 한도가 소진됐을 정도.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임에도 불구하고 연 10%대의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데다 내년부터 금융소득 종합과세제도가 시행되더라도 분리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된데 따른 결과다.

은행권에선 정기예금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공사채형 수익증권 투자에서 혼이 난 투자자들이 환매자금을 정기예금
쪽으로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간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하는 추세다.

내년부터 원리금을 합쳐 2천만원까지만 보장하는 예금보호제도 시행을
앞두고 우량은행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풀이다.

3월을 맞는 이번주엔 금리 향방이 관심사다.

내주에 나오는 2월중 물가상승률과 산업생산동향 등 주요 경제지표의 결과에
따라 금리가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해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감이 쌓일 경우 금리가
들썩거릴 가능성이 높다.

증시침체로 유상증자가 여의치 않은 기업들이 회사채시장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는 현상도 금리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강세 일변도에서 주춤해진 원화가치 움직임도 주목해 볼 대상이다.

< 유병연 기자 yoob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