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유명 인터넷기업 위법조사 ]

E-비즈니스 세계에서 성공하기 위해 기업들은 지금까지 겪었던 동종업체와
치열한 경쟁은 물론 적지 않은 손실과 투자자들의 항의도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장애물이 하나 더 생겼다.

연방정부의 온라인 기업들에 대한 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최근 미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 e베이 e토이즈 더블클릭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온라인 비즈니스기업들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온라인으로 고객들을 상대하면서 거짓정보를 보내거나 고객의 사적정보를
유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온라인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고객들의 불만이 함께 커져 가고 있는
것도 이유가 됐다.

전자상거래를 하는 기업들에 이런 FTC의 조사가 골치아픈 "두통거리"중
하나지만 소비자들은 쌍수를 들고 반긴다.

한 소비자는 "거대 기업들이야 거래과정에서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서로
보호할 수 있지만 힘이 약한 개인 소비자들은 법률의 보호가 시급하다"며
연방정부의 조사방침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지난 14일 연방관리들은 지방 주정부의 시행관들과 함께 팀을 구성,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온라인 경매 사기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e토이즈에 대해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비디오게임과 소프트웨어를 어떤
식으로 판매했는지에 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FTC는 이와 함께 이 회사의 제품출하 방식과 출하시기에 대해서도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무부의 반독점담당부는 e베이에 대한 비공식적인 수사를 진행중이다.

법무부는 e베이가 다른 경매업체인 옥션와치에 대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중이다.

FTC는 또 더블클릭에 대해선 수집한 고객의 사적인 정보를 "불공정하며
사기성이 농후한" 거래에 이용했다는 미국 전자사생활정보센터(EPIC)의
제보에 따라 사실 여부를 캐고 있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인 포레스터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개인들의 전자상거래
규모는 2백3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오는 2004년엔 1천8백45억달러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커져가는 규모와 비례해 고객들 불만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의 경우 FTC는 온라인 경매부문에서만 1만1천여건의 소비자 불만신고
를 접수했다.

지난 97년의 1백7건에 비하면 무려 1백배 가량이나 폭증한 것이다.

FTC내에서 사이버상의 사기나 위법행위 등을 전담하는 인력도 지난 96년엔
전체의 4%에 불과했지만 작년엔 23%로 전체의 4분의 1 정도로 늘어났다.

FTC 클라우디아 B 파렐 대변인은 "앞으로 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 될수록
위법문제와 관련해 조사를 받는 기업의 숫자도 함께 늘어나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FT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기업들은 현재 모두 FTC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부에서는 그러나 정부가 공연히 야단법석만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전자상거래가 최근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루긴 했지만 아직 전통적인 가계
지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극히 작은 부분의 마찰에
정부가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 초기단계인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조사들은 앞으로 의회가 전자상거래 관련 법안을 제정하는데 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당국의 신중하고 엄정한 태도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김재창 기자 char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