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휠라코리아 사장은 학산의 이원목 사장과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외국 브랜드를 활용해 부가가치 창출을 극대화하고 있다.

그는 "굳이 힘들게 고유브랜드를 만들지 않아도 얼마든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유명브랜드 활용전략이 한국기업이 택해야 할
중요한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섬유산업에서 출발한 휠라가 세계 스포츠시장을 주름잡게 된 것은 신발
덕분이다.

휠라 신발의 출생지는 바로 한국이다.

지난 85년 윤 사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신발사업은 휠라가 96년 미국
시장내 신발류 점유율 7.7%로 동종업계 매출 3위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휠라코리아 위상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됐다.

현재 휠라코리아에서 수출하는 신발은 전세계 53개국에 있는 휠라그룹의
자회사와 라이선스회사에 공급된다.

지난 92년말 신발 수출의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휠라코리아는 신발제조에 쓰이는 주요 원부자재(신발 수출액의 약 65%에
해당)를 해외 신발공장으로 수출하는 중심역할을 맡고 있다. 국내에서조차
사양산업으로 외면당하는 신발을 세계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신발 생산국으로
서의 명맥을 유지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92년부터 97년까지 휠라코리아가 신발수출로 벌어들인 커미션만 총 3천4백만
달러가 넘는다.

94년부터 수출하기 시작한 의류는 규모를 점차 확대해 97년 한해에만
3백만달러이상을 달성하였다.

휠라가 이탈리아 브랜드임에는 틀림없지만 한국내에서만큼은 철저하게
한국인의 기술에 의해 한국적인 제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를 넘어 이제는 세계로 역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휠라코리아는 휠라 신발에 로열티를 주는 게 아니라 윤 사장의 아이디어에
대한 공로로 수출금액의 3%를 커미션으로 받고 있다.

윤 사장의 선진적인 경영으로 휠라코리아는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기업중 95년 매출순위 8백52위, 순익 2백9위에 이어 96년 매출순위
6백68위, 순익 97위를 차지하는 놀랄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97년에는 순익랭킹 1백15위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기에 이른다.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윤 사장은 "기본에 충실하자"며 패션이외의
타업종에는 눈을 돌리지 않았다.

휠라가 스포츠에 대해 과감히 투자하듯이 휠라코리아 역시 스포츠분야
투자에 적극적이다.

창립 초기인 92년부터 농구 골프 볼링 야구 축구 등 다양한 종목을 지원해
왔다.

"제품을 착용해본 선수가 장단점을 지적하고 휠라코리아는 이를 생산에
반영함으로써 한단계 발전된 고기능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윤 사장은
제품전략을 소개한다.

그는 휠라 본사에서 지원하고 있는 세계적인 선수들을 초청해 국내에서
스포츠스타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등 스포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96년 프로농구 출범부터 함께 한 휠라코리아는 한국 프로농구 발전을 위해
동반자 역할을 해왔다.

윤 사장도 어려운 이웃을 잊지 않는 기업인이다.

IMF 경제위기로 도움의 손길이 꽁꽁 얼어붙은 현실에서 오히려 어려운
이웃돕기에 앞장서고 있다.

98년만해도 고교생 1백6명에 장학금 2천6백여만원을 지급한 것을 비롯해
불우이웃돕기 보육원생 초청 야구관람 등 사랑나누기 캠페인을 계속하고
있다.

< 김낙훈 기자 nh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