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대학과 연구기관 사이의 협력관계를 두텁게 하는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교수를 임용할 때 대학과 연구소가 함께 "공동임명(joint appointment)"
하는 것이 한 예다.

공동임명된 교수는 강의와 박사과정 학생 지도를 맡는다.

또 대학 이외의 연구기관을 감독하는 역할도 한다.

이를 통해 젊은 과학자가 점차 연구기관으로 유입될 수 있고 대학은 연구
기관의 특별 설비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런 윈-윈(win-win) 효과에 힘입어 공동임명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산업체와의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공대생들이 학부과정을 졸업하기 전 6개월~1년동안 산업현장에서 인턴으로
직접 일하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이밖에 대규모 R&D(연구개발) 투자를 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 고급 기술인력
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영국의 고등직업교육기관인 폴리테크닉은 산업체 수요에 맞는 고급 기술
인력을 배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966년부터 운영돼 온 폴리테크닉은 수학연한이나 학위 내용, 교육
수준 등에서는 대학과 큰 차이가 없지만 주로 다학문주의적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다.

산업체와의 연대가 깊어 시간제(기업에 실제 근무하는 인력이 파트타임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 혹은 샌드위치(일정 기간 산업체에서 근무하는 방식을
통해 학점을 따는 것) 시스템을 통해 공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폴리테크닉은 1980년대말부터 급팽창해 1989년부터 1995년 사이에 거의
70%가 증가했다.

청년층의 참가율도 32%로 두배 정도 증가했다.

이밖에 영국은 대학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한 STEP, 대졸자를 대상으로 한
TCS, 박사과정 학생을 위한 PTP와 CASE 등과 같은 다양한 산학연계 프로그램
을 실시하고 있다.

또 직업훈련과 자격시험에 산업계가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이 잘
마련된 것도 산학 연계를 촉진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미국의 경우 단순한 산학협력 수준을 넘어 대학과 기업간 기술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스탠퍼드대학의 경우 자체 기술이전사무소(OTL)를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들
과 연평균 70~80건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학에서 발명된 특허나 기술을 기업에 팔 수 있는 "유통망"이 구축돼 있는
덕택이다.

이 대학이 기술 특허 로열티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연간 무려 5천만달러에
달한다.

스탠퍼드대학이 실리콘밸리 성장의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벨기에 플랑드르 지역은 산학협동과 지식이전에 관한 메커니즘 모두가 잘
발달돼 있는 케이스.

각 대학은 과학단지(science park)와 혁신보육센터(ICC)를 운영해 산학연계
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IMEC라는 연구기관에서는 중소기업과 대학간 기술이전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APIT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IT(정보기술)분야와 같은 특정 주제에
대해 기업과 대학의 연구집단이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산업계와 대학이 공동으로 유럽연합(EU)의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등에도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 이방실 기자 smil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