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지역은 물론 넓은 지역의 방사능 오염까지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신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소 핵화공연구팀 안병길 박사팀은 점토와 고분자물질 등을
원료로 방사능 오염표면 정화용 제염제 및 정화방법을 개발, 영국 특허와
국내특허를 획득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천연 점토와 수용성 고분자, 암모늄 이온, 나트륨 이온 등을 물에
섞어 겔(gel) 상태의 방사능 오염 정화용 점토 제염제를 만들었다.

이 점토 제염제는 오염지역 표면의 방사능 오염물질은 물론 콘크리트 표면
등에 스며들어간 방사성 물질까지 제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용성 고분자는 점토와 이온물질의 침전을 막아 겔상태를 유지하고 건조시
점착성을 높여 방사능 물질 제거효과를 높여 준다.

암모늄이온과 나트륨이온은 표면 안에 스며든 방사성 물질을 이온교환과정을
통해 제거하게 된다.

이 점토 제염제를 방사능으로 오염된 도시나 구조물 등에 뿌리면 겔 상태의
점토 제염제가 방사능 오염물질을 흡착하면서 굳게 되고 점토가 완전히 마른
뒤 진공흡입기로 회수하면 방사능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체로노빌원전과 같은 대규모 방사능 오염사고에서는 물이나 화학
용액으로 넓은 지역을 씻어내는 습식제염법이 주로 사용됐다.

그러나 이 방법은 세척용액이 흘러 강물과 지하수를 재오염시키고 물에
녹는 방사성 물질을 내부로 스며들게 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점토 제염제는 겔상태로 소방차 등으로 넓은 지역에 쉽게 뿌릴 수
있고 흐르지 않을 뿐아니라 마른 뒤 진공흡입기로 쉽게 회수할 수 있어 2차
오염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