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 손과 발을 되살려 세상과 다시 교감한다"

첨단 칩을 이용해 잃어버린 빛과 소리를 되찾으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되고 있다.

손은 이미 이식을 통해 복원하는 단계에 들어섰으며 감각을 가진 의족도
등장할 전망이다.

인간의 시각과 청각은 빛이나 소리에 반응한 세포가 전기신호를 만들어내
뇌에 전달하는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같은 세포를 대신할 수 있는 칩을 만들어 내면 얼마든지 전자눈과 전자귀
를 가진 "바이오닉 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력과 청력을 잃어버린 장애인에게 "찬란한 빛"과 "복음"도 돌려주게 된다.

<> 전자눈 =망막이 기능을 상실하면 시력을 잃는다.

기능이 없어진 망막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전자눈.

망막은 광수용체, 신경절세포 등으로 이뤄져 있다.

빛에 자극된 광수용체는 전기신호를 만들어 내고 이 신호는 신경절세포를
거쳐 뇌로 전달돼 빛을 인식하도록 한다.

따라서 빛을 인식하는 광수용체를 대신할 수 있는 전자 칩을 개발한다면
시력을 잃어버린 많은 사람이 빛을 되찾을 수 있게 된다.

현재 미국의 3개, 독일의 2개, 일본의 1개 연구팀이 독자적으로 전자눈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은 망막에 직접 전자 칩을 이식하는 방법 또는 광신경에 빛의 신호를
전달하는 방법을 개발중이다.

미국의 옵토바이오닉스사와 독일의 E.즈레너사는 망막에 직접 전자 칩을
붙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전자 칩은 빛에 민감한 부분과 전기신호를 신경절세포로 보내는 부분으로
구성된다.

이 전자칩에 외부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안경처럼 생긴 카메라가
필요하다.

즉 안경 카메라가 잡은 빛이 전자 칩에 전달된후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대뇌
가 인식하는 것이다.

일본의 연구팀은 전자 칩을 망막이 아닌 곳에 놓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칩이 망막에 위치할 경우 눈안의 액체에 둘러싸여 장기간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단점을 주목했다.

이에따라 이들은 칩을 망막이 아닌 다른 곳에 놓고 여기에 포착된 신호를
신경절세포를 거치지 않고 바로 광신경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중이다.

이처럼 전자 칩을 이용해 얻은 시력은 눈앞에 펼쳐지는 모습 전부를 전달할
수는 없다.

카메라를 통해 전달된 제한된 부분의 모습만을 인지할 뿐이다.

이에따라 전자눈으로는 넓은 세상을 볼 수 없지만 독서는 가능해진다.

늦어도 5년후에는 전자눈의 임상실험이 시작될 것으로 보여 맹인들이 빛을
되찾을 날도 멀지 않았다.

<> 전자귀 =소리를 돌려주기 위한 연구는 내이인 달팽이관의 기능을 복원
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소리를 단순히 증폭시켜주는 보청기와는 전혀 다른 전자귀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소리는 귀로 전달된후 달팽이관의 털을 진동시켜 전기신호를 만들어낸다.

전기신호를 대뇌가 해독함으로써 소리를 느끼게 된다.

미국 어드밴스트바이오닉스사는 음파를 받아 이를 전기신호로 바꾸는
마이크로폰을 이용한 인공 달팽이관을 연구하고 있다.

인공 달팽이관은 귀뒤의 피부밑에 이식된다.

미국의 심포닉스사는 중이에 위치한 뼈를 움직여 소리를 복원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도 시판되고 있는 뼈를 진동시켜 소리를 전달하는 골도전화기
(일명 효도전화기)와 같은 원리의 전자귀를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 손 이식 =1998년 프랑스에서, 1999년 미국에서 사고로 없어진 손을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식받는 수술이 성공했다.

손을 이식받은 미국인 매듀 스커트(37)는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시구해 이식받은 손이 기능을 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한때 남의 것이었던 손을 이식받기 위해서는 면역체계로 인한 거부
반응의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손을 이식받은 환자들은 평생 면역억제제를 사용해야 한다.

이럴 경우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약해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에따라 쉽게 감염질환을 앓을 수 있고 신장병이나 암에 쉽게 걸릴 가능성
이 높다.

이에따라 손 이식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손을 이식받는 환자가 어린이일 경우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어린이의 몸은 성장과정에서 많이 변해 이식받은 손이 면역체계와 쉽게
조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 감각을 느끼는 의족 =미국 노바케어행어사는 감각을 전달할 수 있는
의족인 "핫 앤 콜드"와 "센스 오브 필"을 개발중이다.

핫 앤 콜드는 온도를 감지해 전달할 수 있는 의족이다.

센스 오브 필은 압력을 전달함으로써 이 의족을 착용하면 운전을 할 수
있게 된다.

몸을 앞으로 밀 수 있는 힘을 가진 의족도 개발되고 있다.

다리는 걸음을 옮길 때 몸을 추진하기 위해 땅에 많은 압력을 가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의족은 이같은 추진력을 갖지 못했다.

이에따라 미국 워싱턴대 연구팀은 인공근육을 장착해 추진력을 가진 의족을
연구중이다.

이 연구팀은 오는 3월 인공근육을 가진 의족으로 바퀴를 돌리는 실험을
시작하고 오는 2004년께 인공다리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 인공근육을 이용할 경우 피아노까지 연주할 수 있는 의수도 등장할 수
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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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기연구 어디까지 ]

간 심장 폐 신장 췌장 등 인체내 장기를 전자눈이나 전자귀와 같이 기계적
으로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동물의 유전자를 조작해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장기를 얻어내거나
모든 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간세포를 이용해 장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이와함께 폴리머 등으로 만들어진 성형틀을 이용해 인공장기를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기계적이 아닌 유전공학과 조직공학을 이용한 인공장기 개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 동물의 장기 =유전공학 기술은 인간유전자를 돼지에게 주입, 돼지에서
인간의 장기를 생산한후 이식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돼지는 장기와 유전자가 인간과 유사해 가장 적합한 인공장기용 동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로부터 인간유전자가 도입된 돼지를 생산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넥스트사는 돼지를 통한 인공장기 개발의 선두에 서있다.

넥스트는 돼지가 인간의 단백질을 생산해 인공장기의 표면에 위치토록
함으로써 장기이식후 면역체계에 의한 거부반응을 없애는데 주력하고 있다.

미국 네브라스카대 메디컬센터는 환자의 골수세포를 인공장기 생산용
돼지의 배에 주입함으로써 근본적으로 거부반응을 없애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돼지에서 생산된 장기는 늦어도 5년이내에 본격적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 간세포 장기 =자신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인공장기를 만들면 거부반응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동물장기 이식보다 안전성면에서 탁월하다.

줄기세포란 특정한 자극을 주면 근육 신경 심장 간 등 모든 형태의 조직
으로 분화되는 원초적인 세포.

따라서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건강한 세포를 채취해 줄기세포를 만든후
이를 배양해 원하는 장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1998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과 존스홉킨스대 연구팀은 각각 줄기세포를 배양
하고 조직으로 분화시키는데 성공했다.

<> 성형틀 장기 =생체조직이나 생체와 유사한 합성소재로 조직이나 장기의
틀을 만든후 여기에서 인공장기를 생산한다.

폴리머 등의 소재로 틀을 만든 뒤 이곳에 원하는 장기의 세포를 배양함으로
인공장기를 만든다.

이 방법으로 만들어진 인공피부는 이미 실용화됐다.

인공 뼈도 완성단계에 들어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