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생겨난 건 20세기초다.

1907년 독일 AEG사의 설립자 에밀 라데나우는 당대의 디자이너 피터 베렌스
를 예술고문으로 초빙했다.

베렌스는 발터 그로피우스, 미스 반데 로에 등과 함께 사옥 포스터 로고는
물론 조명기구 냄비 주전자등 각종 제품을 디자인, AEG사의 이미지를 높였다.

이어서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사이에 벌어진 자동차모델 경쟁은 산업디자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포드가 모델T의 판매가 낮추기에 전념, 검정색의 같은 스타일을 고집하는
동안 GM의 알프레드 슬론은 할리 얼을 디자인책임자로 임명, 날렵하고 다양한
색채의 시보레를 개발했다.

26년 GM의 매출은 포드를 앞지르고 모델T는 단종됐다.

84년엔 거꾸로 포드가 투박한 코티나 디자인을 유체역학적으로 바꾼
프로브시리즈를 내놔 상황을 뒤바꿨다.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이 지난 연말 한국의 밀레니엄상품 35가지를 선정하고
제1회 대한민국산업디자인대상을 발표한데 이어 국내 대기업이 미래제품
개발을 위해 자체 디자인연구소에 대학생들로 구성된 "N세대 디자인실"을
만든다는 소식이다.

비지니스위크가 후원하고 미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관하는 디자인경연대회
인 "미국산업디자인우수상"(IDEA)의 최근 경향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다.

21세기 디자인은 외관뿐만 아니라 인터넷 관련 소프트웨어 기술에도 주목
해야 함을 드러내는 셈이다.

유머 또한 디자인의 주요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출품작중 필립스전자의 비디오카메라 이름이 "감자머리", 삼성전자의 디지털
녹음기가 "에그"인 것은 대표적인 예다.

전경련이 지난 연말 산업디자인국제콘퍼런스를 통해 내놓은 21세기 산업
디자인의 요소는 끼인세대(7~13세)와 뉴시니어세대(55~65세)의 영향력및
숨겨진 본능, 상생의 원리, 인간친화적인 디지털기술등 4가지다.

N세대 디자인실은 물론 국내 디자인계 전반에서 독창성과 첨단기술이 결합된
21세기 디자인이 쏟아지기를 기원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