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중심리에 휩쓸리지 말아라 ]

투자자들은 대부분 자신이 주식시장의 주력 플레이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남의 말을 등한시하곤 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을 하기
쉽다.

다른 사람들의 취미나 견해, 예상을 고려하지 않고는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경제학자인 케인스는 주식투자를 미인투표와 비교했다.

미인투표처럼 주식투자에서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종목보다는 다른 투자자
들이 일반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종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관심권 밖에 있는 좋은 주식을 한발 앞서 발견해 많은 이익을 올리는게
투자자들의 희망이지만 그런 주식은 결코 쉽게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
해야 한다.

다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지 않는한 주가는 움직이지 않는다.

시장을 앞지르는 생각에 당신을 붙잡아 매지 않도록 하는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많은 투자자들은 오른 것은 결국 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힘들어 한다.

강세장에서는 모든 주식이 좋아 보이고 도무지 돈을 잃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투자자들이 더욱 더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사실은 떨어진 주식은 결국
오른다는 점이다.

약세장에서는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다.

행태금융학은 투자자들이 상황을 절대적으로 보려 한다고 지적한다.

즉 그럴듯한 것에 불과한 시장상황을 절대적으로 옳다고 받아들인다.

반면 가능성이 낮으면 아예 불가능한 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쁜 결정을 내려 손해본 뒤에는 손절매 수준을 정하는 등 두번 다시 같은
잘못을 하지 않겠다고 맹세한다.

하지만 실제 비슷한 상황이 오면 앞서의 맹세는 쉽게 잊어버린다.

똑같은 판단미스를 반복한다는 얘기다.

주식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에 대해 큰 그림을 그려 놓고
있어야 다른 사람들의 움직임에 흔들리지 않는다.

주식시장에서 예상은 심리적 현상일 뿐이다.

수요공급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이 주식투자를 어렵게 한다.

TV와 같은 상품시장에서는 가격이 떨어지면 수요가 늘어난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는 주가가 떨어지면 매수기회로 여기기보다는 주식을
매도할만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따라서 주식수요는 주가가 하락할 때 변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기까지
한다.

주식의 본질가치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군중과 반대로 행동하는 역행주의(contrarianism)가 큰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지적도 있다.

시장의 흐름에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군중심리에서 벗어나 독자노선을
걸을 것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역행주의를 택할 때는 현실적인 시각에서 유용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한 뒤 시장흐름에 맞서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

또 진정한 이익은 지식과 경험에 바탕을 두고 전문가들의 추정및 평가에
도전할 때 생긴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라.

주식시장은 어떤 의미에서 살아있는 실체다.

그것은 다양한 투자자들의 생각과 감정 행동 태도 등이 아우러져 생긴
복합체다.

그런 점에서 주식시장은 투입과 산출이 있는 심리 경제시스템으로 설명할
수도 있다.

투입에는 돈과 투자자의 행동, 기업경영, 정치.경제적 변화같은 외부요인
등이 있다.

산출에는 이익과 손실, 투자자 반응 등이 있다.

시스템으로서 주식시장은 유사생물체처럼 항상 움직인다.

관계가 맺어졌다 깨졌다 하며 투자자들의 포지션도 변한다.

주식시장을 투자자가 철수와 창호라는 두명인 심리경제시스템이라고 상상해
보자.

주식시장에는 A라는 주식 하나밖에 없으며 그 회사의 자산이나 이익은
변하지 않는다고 하자.

이때 철수와 창호에 미치는 시장의 영향은 모두 그들 상호간에 미치는 것과
외부요인이다.

철수와 창호는 그들의 핵심적인 참고집단(KRG:Key Reference Group)의
견해에 따라 주식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한다.

주식시장을 형성하는 것은에서 보는 것처럼 철수와 창호, 심리경제시스템
사이에서 이뤄지는 끊임없는 움직임이다.

그들이 주식을 사거나 파는 것에 따라 주가가 변한다.

외부요인은 이런 과정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현실의 주식시장은 수없이 많은 투자자와 수천개에 달하는 주식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기본적인 작동원리는 단순모델과 비슷하다.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에 대해 두가지 오해를 하고 있다.

하나는 주식시장이 자연현상처럼 항상 균형상태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들은 균형상태가 아무런 변동이 없는 것으로 가정한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균형은 동태적인 균형이며 가치가 늘어나는 자기조정과정
으로 해석해야 한다.

다른 하나는 주가는 본질가치와 연결돼 있는 적정주가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주식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단순히 가격 때문이
아니라 투자자간의 심리경제적 관계도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 요소중 하나는 다른 투자자의 행동이다.

< 홍찬선 기자 hc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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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가 약세를 예고하는 심리적 요소 >

1) 부정(denial)

모든 기억 또는 경제문제는 단기적인 것이어서 참고 견딜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

2) 환상(delusion)

개인적 권위나 명예를 걸고 높은 성장을 약속하지만 예산을 확보하는데는
실패.

3) 그릇된 결정(foolish decisions)

기업이나 산업구조 재조정이라는 비용을 치르면서 대규모 마케팅이나
리서치 프로젝트를 시행, 엘리트들의 선민의식이 원인이 됨.

4) 패거리활동(cronyism)

실적이 좋지 않은 회사들이 커넥션을 가진 정치가나 엘리트들에 의해
좋은 것으로 선전됨.

5) 편견의 증대(escalating bias)

이미 이뤄진 대출이 있다는 이유로 더 많은 대출이 이루어짐.

대출상환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부도가능성이 높다.

6) 보호주의(protectionism)

정부관료가 오래전 친구로서 시장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담당.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