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을 질러대는 직장상사, 수군거리는 동료들, 언제 밀려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점점 무능력해 보이는 자신...

이럴땐 대개 술집을 찾지만 다음날 속앓이를 하면서 똑같은 일상은 반복
된다.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후련하게 외쳐보고 싶지만 그럴 여유도 장소도 없다.

이런 경우에 사이버공간에 도움을 청하는 것은 어떨까.

인터넷에서는 자신을 이해해줄 동료들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최근 직장인들이 모여 무료함을 달래거나 스트레스를 풀고 정보를 교환하는
전문 사이트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게시판을 통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쏟아낼 수 있고 다른 사람들
의 따뜻한 위로도 들을 수 있다.

무료함을 달래려면 오락이나 유머게시판에 들르면 된다.

유용한 각종 문화정보는 물론 재테크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중 하나가 "직장인"(www.salaryman.co.kr).

직장인사이트의 "이야기마당"에 들어서면 갖은 업무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애환을 들을 수 있다.

공휴일에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푸념에서부터 다짜고짜 직장상사를
언급하며 울분을 토하는 글도 보인다.

직장생활에 대한 고민을 털어 놓거나 동생이 개업한 미용실을 이용해
달라고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에 어김없이 답장들이 밀려든다.

건강 미용 여행 등 각종 정보에 대한 풍부한 링크도 직장인사이트의 특징
이다.

"김대리"(www.kimdaeri.co.kr)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사이트.

벼룩시장이나 운세정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김대리의 서로상담코너는 상담자의 의견에 방문객들이 투표방식으로 대안을
제시한다.

스트레스에 대한 진지한 분석도 눈에 띈다.

최근에 생긴 "망할 주식회사"(galaxy.channeli.net/quad/)는 이름에서
느껴지듯 "회사"에 대한 풍자와 냉소를 담고 있다.

이 사이트에선 "연봉제"를 "이 돈받고 일할래, 관둘래"로 정의한다.

< 고경봉 기자 kg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