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깨어나라
먼동이 트기전
아침 이슬이 그대 머리 위에 내려앉을 때
깨어있는 것들은 모두 달리거나 날라라...

(중략)

천년이 흘러도
가고 오는 것은 반반

-해돋이(박상동) 중에서

넷츠고 문학동호회 글벗( home.netsgo.com/forum/fword/default.htm )은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지난해 3월 첫 모임을 가진 새내기지만 게시판에는 수많은 글들로 가득차
있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글벗의 특징은 회원들이 10대부터 40대에 이르기까지 고루 분포돼 있다는
것이다.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40대 후반의 사장님, 언제나 청춘을 외치는 30대,
우리가 진짜 자유인이라며 환호성을 지르는 20대, 통신으로만 활동하다가
시와 소설로 오프라인 활동을 시작한 10대.

이들은 나이차를 뛰어 넘은 1천5백명의 "글벗"회원으로 활동하며 사이버
문학의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각 모임별로 "정팅을 통한 토론회"와 "만남을 통한 합평회"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도 글벗의 특징이다.

회칙이나 동호회의 테두리라는 껍데기를 과감하게 벗어버리고 각기 다른
장르 속에서 철저한 소모임 위주의 활동으로 이뤄진다.

직장인과 주부들을 중심으로 모인 "목로 주점", 10대들의 자유스러움이
물씬 풍기는 "10대모임", 시를 좋아해서 창작 활동을 하는 "시벼리", 창작
소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몽당연필", 독서모임인 "서연", 극.시나리오를
좋아하는 모임과 문학기행, 그리고 "미소그림책"이라는 만화방 등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함께 모여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회원들의 창작 작품에 대한 평을
나누며 더 나은 작품을 찾거나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통신상에서 "글벗 회보"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오는 2월에는 그 글들을 "글벗 문학지"라는 책으로 펴낸다.

또 각 소모임의 활동을 더 넓히기 위해 시 소설 수필 만화, 그리고
멀티미디어와 다른 모임과의 연계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개인작품 발표회와 릴레이식 출판을 통한 신인작가 배출도 꿈꾸고 있다.

이제는 시 소설 뿐 아니라 영화 같은 영상물 비평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디어 세대인 젊은 회원들은 영화 "텔미썸딩"과 "거짓말"을 보고 비평을
하면서 문학과 예술에 대한 열정을 마음껏 발산한다.

"20년전에는 꿈도 못꾼 일들이야"라는 40대 초반 시삽의 중얼거림과 "아직도
우리의 목마름은 채워지지 않았다"는 20대 글벗 운영진들의 대화에서 살아
숨쉬는 글벗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 안진수(두꺼비). 대표시삽 f2word@netsgo.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