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LPG연료를 쓰는 차량이 부쩍 늘어났다.

휘발유가격이 대폭 오르자 연료비가 저렴한 기아의 카니발과 카렌스, 현대의
트라제트X 등 레저용 차량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혹시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해서 소개하면 장애인들은 승용차에도 LPG를
사용할 수 있다.

경제적으로 다만 얼마라도 도움을 주려는 정부의 배려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다.

LPG를 사용하는 차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충전소는 거의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유소는 전국 어느 도시나 도로변 곳곳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또 주유소마다 "사은품" "세차권" 등등 주는 선물도 가지가지다.

하지만 LPG충전소에서는 선물은 커녕 오로지 "현금"만 받는다.

그 흔한 10만원짜리 수표나 신용카드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집안의 한 장애인 오라버니는 차를 몰고 지방에 갔다가 낭패를 당했다고
털어 놓았다.

LPG충전소가 군에 하나씩밖에 없는데 그나마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또 알
방법도 없어 아주 고생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오빠는 연료가 떨어졌을 때에 대비 비상용 부탄가스와 보조기구
를 트렁크에 싣고 다닌다니 운전할 때마다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장애인에 대한 정부의 배려는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혜택을 주려면 제대로 해 주어야 한다.

장애인이 "되고 싶어서" 장애인이 된 사람은 없다.

지금은 정상인이라도 불의의 사고로 언제 장애인이 될 지 알수 없다.

즉 "남의 얘기"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LPG사용차량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면 거기에 걸맞게 충전소도 늘어나야
한다.

지방을 운행하다 연료가 떨어졌을 때 LPG를 구하지 못하면 얼마나
곤욕스럽겠는지 헤아려 줬으면 한다.

강혜경 < 서울 영등포구 당산6가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