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미커 <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 >

작년 세계증시의 화두는 단연 첨단종목이었으며, 이중 인터넷 관련 주식들이
투자자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올해에도 인터넷산업의 새로운 주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특히 주목되는 것은 "기업간 전자상거래(B to B)"의 성장이다.

이 분야에서 많은 업체들이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것으로도 보인다.

이는 그동안 "기업-고객간 거래(B to C)"가 일으킨 파장보다 휠씬 더 강력한
영향력을 시장에 행사할 것이다.

인터넷 관련주들이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도 많다.

한 컨설팅회사는 인터넷 주식의 90%가 거품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나 역시 이에 동감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에서 주가가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 10%의 기업이 어디냐
하는 것이다.

지금 미국 시장에 공개된 인터넷 업체는 3백여개를 넘는다.

그렇다면 이 가운에 30여개 기업만이 "진짜배기"라는 얘기다.

우량 인터넷 주식을 찾아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인터넷 관련주는 작년 시장에 선보인 IPO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종목이 불과 몇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에 속해 있다.

게다가 벤처 캐피털리스트들도 점점 많은 돈을 인터넷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옥석을 가리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아메리카 온라인(AOL)만 봐도 그렇다.

수년전만 해도 업계에서 AOL은 "버린 자식" 취급을 받았지만 현재는
황제주로 등극했다.

내가 집중 추천한 다른 종목들, 야후나 아마존도 마찬가지다.

이들 기업도 몇년 전의 전망과 다르게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다.

이들의 주가는 하루가 다르게 가치가 치솟고 있기 때문에 단기전망을 하기는
그 어느때 보다도 어렵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현재의 경영 노선에서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 이들
3종목은 최고의 수익종목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무료 인터넷서비스접속업체(ISP)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AOL이 구독료를
받음으로써 경쟁력을 잃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에서는 무료접속 이용률이 10~15%선을 넘지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돈을 내는 만큼 더 가치있는 정보를 얻을 것으로 믿기
때문에 사용료를 지불한다.

야후의 경우 전세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야후가 가진 여러 장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점은 인터넷포털사이트 사업을
세계적으로 확장, 전세계에 걸쳐 제1의 사이트로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고 특별히 피와 땀을 흘리지 않고도 최강자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인터넷 기업은 불과 몇몇이다.

예를 들어 AOL과 야후는 미국 업체들의 전체 인터넷 광고 수입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두 업체가 "인터넷 신화"를 이룬 대표적인 예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단지 이들에 대한 현재 주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점에 대해서 논란이 있을 뿐이다.

아마존은 사업을 확장하면서 매출은 늘리고 있지만 실제로 이익을 남기지는
못한다.

이 회사가 언제쯤 흑자를 낼 수 있을까 하는게 모든 투자자들의 관심사다.

나는 아마존이 역사상 최대 유통업체가 될 확률은 75% 정도라고 본다.

아마존은 아무도 하지 않았던 일을 하고 있다.

이 점에 높은 점수를 줘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아마존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인지도는 놀라울 정도다.

벌써 1천5백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누구보다 빠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99년 4.4분기 매출실적도 사상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1백% 자신할 수는 없지만 2002년께엔 순익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사람들은 가끔 이들 3종목이 너무 높게 평가된 데에 대해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의향은 없냐고 묻는다.

그러나 경영진이 크게 실수하지 않는 한 이들 "3형제"는 앞으로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우량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전략을 잊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올해 초에는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실제 수익을 올리는 업체들은 많지 않은데 비해 신생 인터넷
업체들이 지나치게 많은 자금을 고객 유치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조차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인터넷업체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모든 자금이 바닥날 정도로 광고에 치중하는 업체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산업의 미래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향후 5~10년 이내 전자상거래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국내총생산
(GDP)의 3~5% 수준에 달할 것이다.

<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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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인터넷 관련 주식전문 애널리스트로 시장 영향력이 큰 메리 미커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배런스(월스트리트저널 자매지) 기고문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