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인가 크게 달라질 것을 기대한 새천년이 시작됐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지난해 12월 말일 저녁에 시작해 새해 첫날 새벽에 끝난 "새천년맞이행사"가
그것이었다.

행사의 내용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정말 수많은 인파가 서울 세종로에 모인만큼 행사가 끝나면 어느
정도 지저분해질 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떠나간 그 자리를 보고는 우리 국민의 윤리의식과
질서의식, 공중도덕에 대한 걱정을 지울 수 없었다.

글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집에 있는 쓰레기까지 가져 와서 버린 게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 지경이었다.

어떻게 보면 "새 천년"이라고 특별한 것은 아니다.

어제 뜨지 않았던 해가 오늘 뜬 것도 아니지 않은가.

각자의 마음속에 버려야할 것은 떨쳐버리고 새 기분, 새 마음으로 한해를,
새 천년을 맞자는 것이지 않는가.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으면서 말로만 "새 천년" "새 사회" 또는
"새 나라"를 수백번 다짐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는가.

"새 천년"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본을 지키는 마음이라고 생각
한다.

서민구 < 성균관대 법학과 2년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