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우주"로 불리는 사람의 두뇌는 여전히 "신비에 가득찬 블랙박스"다.

뇌는 신경세포와 신경섬유로 구성돼 있다.

무게는 1천5백g 정도이며 약 1천억개의 신경세포로 이뤄져 있다.

신경세포들은 전기적 신호로 대화를 나눈다.

신경세포들 사이에 존재하는 시냅스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이 신호전달을
맡는다.

시냅스로 연결된 신경세포들은 신경망을 조직하고 신경망들이 모여 시스템을
구성한다.

보고 듣고 배우고 몸을 움직이는 기능은 이 시스템에 의해 이뤄진다.

이 시스템의 구조는 매우 정교하고 너무 복잡해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이를 밝히는 과학이 바로 뇌과학이다.

뇌과학은 생명의 신비를 밝히고 각종 뇌질환을 해결하는 열쇠이자
신경컴퓨터나 인간 로봇을 탄생키켜 제3의 산업혁명을 몰고올 과학기술의
진원지다.

21세기가 뇌과학의 시대로 불리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이수영 교수(전자전자공학부)는 뇌연구를
"21세기의 뉴프런티어"라고 강조한다.

뇌연구는 크게 세가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경세포군이 만드는 정보네트워크를 규명하는 작업, 뇌기능을 컴퓨터나
로봇에 응용한 인공두뇌를 창조하는 연구, 각종 뇌질환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뇌의학 등이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뇌연구가 컴퓨터 반도체 통신산업은 물론 의학기술
발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지난 90년부터 2000년까지를 "뇌의 10년"이라고 규정짓고
"휴먼브레인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미국내 유명 연구그룹이 대거 참여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핵폭탄제조를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와 우주개발에 뛰어든 "아폴로 계획"에 이어 주요
기술을 선점하려는 미국 특유의 연구전략이다.

일본은 지난 97년 발표한 "경제구조 개혁특별조치"의 1순위 추진과제로
뇌과학을 지정했다.

차세대 초음속기(2순위) 암극복(4순위) 등 굵직한 연구과제보다 우선순위를
둘만큼 비중을 둔 것이다.

오는 2016년까지 뇌연구에 2조엔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한국도 지난 97년5월 "뇌연구촉진법"을 제정한 데 이어 10년간 장기계획으로
"브레인테크21"(뇌연구개발사업)을 진행중이다.

한국과학기술원의 뇌과학연구센터가 주관하는 이 프로젝트는 2007년까지
3단계로 나눠 진행되며 모두 9천여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이처럼 인류는 끊임없이 뇌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신의 영역"이라는 뇌의
신비를 완전히 파헤쳐 정복할 수 있을까.

해답은 미지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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