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상가/토지시장 ]

2000년 부동산시장은 대체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안팎의 여건이 그렇게 조성돼 가고 있다.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시중자금도 풍부한 편이다.

소득수준 향상으로 수요자들의 구매력과 실물투자 심리도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각 부문별로는 차별화가 한층 심화되고 같은 종목에서도 투자수익률
이 상반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IMF 관리체제이후 부동산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돈을 묻어 놓고 기다리는 투자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투자기준도 탄력적으로 바뀌는 추세다.

부동산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아파트다.

분양권전매 허용으로 환금성이 좋아지면서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값은 5~10%정도 상승할 것이지만 지역별로는 편차가 클 것으로 예상
된다.

서울과 수도권은 인기주거지역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기를 띠고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하는 곳도 나올 것이란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반면 지방은 대도시를 주축으로 침체국면을 벗어나는 수준이고 완전히
회복되려면 시간이 1년이상 더 소요될 가능성이 높다.

상품별로는 신규분양 아파트와 분양권이 시장을 주도할게 확실하다.

새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간의 가격차가 더욱 두드러지고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서울의 강남과 용인 등 수도권 일부 인기주거지역으로 돈이 몰리는 지역
양극화 현상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에선 저밀도 재건축과 한강변 신규분양아파트, 수도권에선 대단위 택지
지구가 인기를 모을 전망이다.

기존 아파트는 전세물건이 귀해 소폭 오름세를 보이겠지만 상승폭은 크지
않고 지역도 서울과 수도권 일부로 한정될 것이란게 일반적 분석이다.

평형별 가격 상승폭은 수요층이 두터운 30~40평형대의 중형아파트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는 가격이 오를만한 상승재료(도로개통 그린벨트해제 등)를 갖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상승지역과 오름폭은 아파트 못지않게 제한될 것이다.

전국적으로는 5%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겠지만 재료를 갖고 있는 지역은
10% 이상의 상승도 예상된다.

토지는 자칫하면 오랜 시간 돈이 묶일 수 있어 가급적 여유자금으로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게 좋다.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분당 일산신도시 인근지역과 택지개발이
예정돼 있는 수도권 준농림지에 관심을 둘만하다.

지난 2년간 극심한 침체를 보였던 상가경기는 경기회복과 소득수준 향상에
힘입어 호전이 예상된다.

하지만 상가 역시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지역별.상품별로 희비가 극명
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특히 할인점과 대형소매점의 확산은 기존 상가 뿐만아니라 신규 분양상가
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들 상가중에선 입지여건이 좋고 독점상권이 보장되는 곳들만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전체적인 상가경기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형쇼핑몰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과 지방 상권에서 대형쇼핑몰이 증가하고 일부 쇼핑몰은 지방에서도
히트할 전망이다.

또 안정적인 수요가 보장되는 아파트 단지내 상가와 상가비중이 적은 주상
복합상가에도 햇살이 비칠 것으로 판단된다.

빌딩시장은 역세권 오피스텔과 중소형건물을 중심으로 투자가 살아나는 등
올해보다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년동안 신규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한 반면 주수요층인 기업 및 벤처
업체들의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수익성 위주로 시장환경이 바뀐 만큼 상승폭은 예전과 달리
한자릿수 안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한때 97년에 비해 30%이상 떨어졌던 임대료도 2000년엔 입지여건이 좋은
곳의 경우 10%이상 오를 전망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미분양이 많이 해소된 소형 오피스텔은 예비창업자와
신혼부부 등의 수요증가에 힘입어 업무용빌딩 시장의 활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 유대형 기자 yoodh@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