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사장은 95년 취임했다.

쟁쟁한 14명의 선배 임원들을 앞질러 상무에서 일약 사장에 올랐다.

영어와 불어에 능한 국제적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취임 3년만에 그는 소니에 창립이래 최고실적을 안기며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3년동안 소니 주가는 거품경제 이후 대부분 일본 기업 주가가 반토막
나는 현실에서 30%나 상승했다.

그는 취임과 함께 소니다움을 살리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경영전략과
기업문화를 창출해 내기위해 제2의 창업을 추진했다.

이데이는 산업과 라이프 스타일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간파하고 이를 비전 키워드로 삼았다.

"디지털 드림 키즈" (Digital Dream Kids) 가 바로 그가 찾아낸
캐치프레이즈다.

디지털 시대에 자랐고 디지털 기술에 가슴을 두근거리는 고객의 꿈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독창적이고 재미가 넘치는 제품을 계속 만들어가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는 또 소니가 오디오비디오 선도기업으로서 많은 성공사례를 갖고 있으나
그 명성에 만족하고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늘 강조했다.

컴퓨터를 중심 축으로 성장해 온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의 역사는 25년에
불과하지만 이들 기업의 성장률 이익률이 모두 소니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소니도 음향 화질을 디지털로 개혁하고 그 대열에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이는 디지털시대 성공 패턴을 찾기 위해선 사원 의식이 디지털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기존 성공에 만족해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항상 느끼도록 하고 있다.

소니는 50년 역사라는 기승전결의 한 사이클을 끝내고 다시 새로운 50년의
출발선에 서 있다.

첫 50년간의 기와 승은 미국에서 트랜지스터란 사업 종자를 발견해 사업화에
성공한 시기였다.

이데이 사장은 "다가올 50년은 미국이 우위에 있는 정보통신 컴퓨터 방송
등에서 다시 한 번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한다"며 다시 미국에서
배우자고 외친다.

< 윤진식 기자 jsyoon@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