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분쟁들이 정리되고 지구촌에 평화구도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나 기대와 달리 전도는 대단히 불투명하다.

냉전은 끝났지만 언제라도 지구촌을 파멸로 몰아넣을 수 있는 핵무기는
그대로 남아 있다.

게다가 인종 민족 종교문제등 분쟁요인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중 21세기 최대 분쟁지역은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98년, 99년 연속해서 카슈미르 펀잡 아삼 등지에서 국경분쟁을 일으켰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핵무기마저 갖추고 있어 인근 국가들에도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동티모르가 독립한 영향으로 아체주등에서도 소수민족들의
독립운동이 가열되고 있다.

또 스리랑카에서는 반정부군의 저항활동이 4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등이 포진한 중동지역은 언제라도
다시 화약고로 바뀔 가능성이 적지 않고 대지진을 겪었던 터키에선 쿠르드족
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아프리카지역도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기는 마찬가지다.

나이지리아를 비롯 알제리 시에라리온 수단 부룬디 콩고 르완다 소말리아
등에서는 인종분쟁에다 정권찬탈을 놓고 정부군과 비정부군, 소수민족간
갈등이 겹쳐 있다.

알바니아 유고 등 발칸지역과 러시아는 수세기에 걸쳐 누적된 인종 종교적
갈등의 해결시점을 20세기 이후로 넘기게 됐다.

새뮤얼 헌팅턴 교수(하버드대)는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문명의 다양성이
표출된 점이 분쟁의 원인"이라고 주장한다(문명 충돌론).

지구촌은 기독교 이슬람 유교 힌두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러시아 등 대략
6~7개 문명권으로 나뉘어 있고 이들이 단기간내에 화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다.

< 방형국 기자 bigjo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