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 정신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아직 정착된 정의는 없다.

다만 여러 의견을 종합할 때 "자원의 제약을 무릅쓰고 포착한 기회를 사업화
하려는 행위 또는 과정"(이장우 경북대교수)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한국의 1세대 기업가들은 이런 모습들을 보여줘왔다.

정주영 명예 현대회장이 대표적이다.

울산조선소의 도크를 완공하기도 전에 한국돈에 새겨진 거북선을 보여주며
해외에서 선백을 수주했다는 그의 일화는 기업가 정신이 무엇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황소경협''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대북사업을 일궈낸
것도 기업가 정신의 또다른 표출이다.

이병철 삼성 창업자 역시 사업기회를 찾아내는 데 있어 번뜩이는 통찰력을
지닌 기업가였다.

특히 주위의 부정적 평가를 일축하고 반도체산업 진출을 결정한 결단력은
오늘날 반도체가 한국의 대표적인 산업으로 자리잡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기업은 아메바와도 같이 끊임없이 변해야 한다는 경영신조에서 나온
결과였다.

구인회 LG 창업자는 한국의 소비재 국산화를 선도해온 기업인이었다.

그는 줄곧 국내에서 첫번째 사업을 일궈왔다.

전자회사를 만들어 국내 최초로 라디오를 생산했고 플라스틱, 치약을
개발하는 등 화학 전자제품의 상당수를 국산화했다.

그렇다면 이들 1세대 기업가를 이을 새로운 기업가 정신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아마도 벤처기업인들일 것이다.

국내 벤처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정문술(61) 미래산업 사장은 그중 대표적
인물이다.

18년간 몸담았던 공직을 떠나 사업가로 변신한 정 사장은 몇 차례의 실패
끝에 반도체공정에 쓰이는 핸들러장비 국산화에 도전, 오늘의 미래산업을
만들어냈다.

KAIST연구원에서 사업가로 변신해 의료기기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을 일군
이민화 메디슨 사장도 기업가 정신의 전형이다.

이밖에도 최근 팬택의 박병엽 사장, 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 등 기업가 정신
으로 무장한 벤처스타들이 속속 등장, 코스닥 시장에서 한껏 주가를 높이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