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라면업계의 화두는 단연 스낵 타입의 부숴먹는 라면이었다.

이런 라면스낵의 원조는 오뚜기의 "뿌셔뿌셔"다.

오뚜기가 지난 7월 "뿌셔뿌셔"를 시장에 내놓았을 때 소비자들은 "끓여
먹어야 하느냐"고 묻곤 했다.

라면을 잘게 부숴 생으로 먹는다는 것이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고 다른 라면회사들
도 잇따라 비슷한 제품을 내놓았다.

"뿌셔뿌셔"는 면발을 기름에 튀겨 만든 라면으로 바삭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이런 점에서는 70년대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뽀빠이"나 "라면땅"과
비슷하다.

그러나 옛 제품들은 이른바 잔면(부스러기 면발)으로 만든 반면 "뿌셔뿌셔"
는 온전한 면발로 만드는 점이 다르다.

오뚜기는 제품 발매후 TV광고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여 시장을 선점했다.

처음에 불고기맛과 피자맛 뿐이던 종류를 양념치킨맛 바비큐맛 떡볶이맛
딸기맛 초코맛 등 9가지로 늘렸다.

봉지안에는 축구 야구 농구 등 10가지 종목의 스포츠 캐릭터를 만들수 있는
종이접기를 넣었다.

이처럼 다양한 마케팅전략을 펼친 결과 발매후 넉달 보름만에 판매량 1억개
를 돌파했다.

오뚜기는 이를 기념해 1억원 상당의 경품을 걸고 지난달 21일부터 "뿌셔뿌셔
사은행사"를 벌이고 있다.

경품으로는 노트북컴퓨터 디지털카메라 패션시계 등을 푸짐하게 준비했다.

경품을 받는 사람은 모두 6천2백95명에 달한다.

오뚜기가 스낵 타입의 라면을 내놓은 것은 틈새시장을 공략함으로써
라면시장의 정체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오뚜기는 2,3년전 일찌감치 부숴먹는 라면을 개발해 놓고 지난해 발매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불황속에 라면 소비가 급증하자 발매시기를 미뤘다가 지난
7월에야 내놓았다.

부숴먹는 라면을 기획한 사원이 사내에서 큰상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 김광현 기자 khkim@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