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모델이 "인터넷 전도사"로 변신했다.

IOI커뮤니티( www.ioi.co.kr )의 한성원(25)씨가 그 주인공이다.

한씨를 아는 사람은 대부분 미스코리아 출신 모델이나 탤런트 한고은씨의
언니로 기억하고 있다.

한씨는 지난해 8월 사이버 모델 에이전시인 이 회사 홍보실장을 맡아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지난 95년 미스코리아 "미"에 뽑힌 이래 모델 활동을 하고 있던 한 실장이
변신한 것은 IOI커뮤니티 김도연 사장을 만나면서부터.

"회사의 이미지 모델을 찾던 김도연 사장이 홍보실장을 맡아달라고 제의해
왔어요. 새로운 인생에 도전한다는 생각으로 선뜻 맡게 됐지요. 전공도 살릴
수 있는 기회였구요"

한 실장은 김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 회사에 약 10%의 지분을 투자한 주주이기도 하다.

그때부터 패션 모델과 홍보실장이라는 이중 생활이 시작됐다.

"처음 홍보일을 맡았을 땐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어요. 하지만
몇달간 해보니 재미도 있고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그는 지난 2~3개월간 어느 때보다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달초 문을 연 고급패션전문 웹사이트 "아이오패션"
( iofashion.iolady.co.kr )을 준비하느라 날밤도 수없이 샜다.

이런 고생 덕분인지 아이오패션은 사이버 공간의 패션 명소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 실장은 본래는 경영학도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주립대에서 3년간 생물학과 경영학을 공부했다.

처음엔 생물학을 선택했지만 마케팅과 증권에 대한 관심 때문에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97년 연세대에 편입학할 때도 경영학과로 들어갔다.

한 실장은 직원 사이에서 "움직이는 홍보실"로 통한다.

모델 촬영 스케줄에 묶여 일주일에 5일은 외부에서 보낸다.

촬영은 하루 10~12시간씩 강행군의 연속이다.

하지만 얼굴마담용 홍보실장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그는 쉴
틈이 없다.

촬영장에서 틈틈이 비는 시간을 이용해 휴대폰으로 업무 진행상황을 점검
한다.

회사 홈페이지에도 수시로 드나든다.

파김치가 돼 집에 돌아오면 사이버 세상으로 또다시 여행을 떠난다.

컴퓨터 관련서적을 뒤적이며 혼자서 2~3시간 가량 인터넷을 배운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국내외 유명 사이트를 헤집고 다닌다.

평일 중 하루와 일요일엔 어김없이 회사에 들러 밀린 일들을 처리한다.

회사의 주요 주주이다보니 홍보는 물론 마케팅 개발방향 등 중요한 정책
결정에도 참여한다.

"모델 일만 할 때는 미래가 불확실하고 두려움도 많았어요. 하지만 이젠
진정한 나의 길을 찾은 것 같습니다. 모델 생활에 대한 미련이 많지만
인터넷 분야로 무게중심이 옮아가는 느낌이예요"

제대로 쉬는 날이 거의 없지만 그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올해말부터 2차 투자가 시작되면 그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된다.

새로운 프로모션 기법과 이벤트 홍보계획을 짜내는게 그의 몫이다.

인터넷 벤처기업가를 꿈꾸는 그의 변신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 정한영 기자 chy@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