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대표하는 산업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목재, 제지, 관광 등이었다.

오늘날은 단연 정보통신산업이다.

현재 정보통신분야 회사만도 무려 1만6천여개에 달하고 이 분야 근로자들이
전체 민간기업 근로자의 25%를 차지한다.

그중에 대표기업은 노키아다.

전세계 휴대폰 시장의 20%를 차지하면서 미국의 모토로라와 선두를 다투는
업체다.

주식시장 가치로 유럽내 최대기업이기도 하다.

특히 노키아는 과감한 사업구조조정을 통해 위기를 벗어난 전형적인 기업
이다.

그래서 노키아 본사에는 하루에도 수백명의 외국기업인들이 벤치마킹차
방문하곤 한다.

노키아는 핀란드에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80년대말부터 경영난에 몰렸다.

1백50여년의 노키아 역사상 최악의 위기였다.

88년엔 당시 사장 카이라모가 압박감을 못이겨 자살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이런 위기에서 노키아를 구출해낸 것은 북유럽의 잭 웰치로 불리우는 요르마
올릴라(48) 현 회장이다.

그는 취임과 함께 업계 1위가 아니거나 될 가능성이 없는 사업은 과감히
포기했다.

펄프 타이어 PC 사업 등을 모두 정리하고 이동전화 단말기와 네트워크
인프라 부문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펄프사업의 정리는 제재업체로 출발한 노키아로서는 스스로의 정체성
을 부인하는 것과도 같은 과감한 결단이었다.

올릴라 회장은 이와함께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의지아래 연구개발
(R&D) 투자에 전력을 투구했다.

그는 지금도 기회있을 때마다 "R&D는 노키아의 기본 기업정신"이라고 말할
정도로 연구개발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방침을 반영, 노키아의 조직구조에서 신기술 개발부서는 그룹내
5개 사업단의 하나로 독립돼 있다.

R&D 분야 인력만도 1만3천여명으로 전직원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작년의 경우 R&D 예산에 매출액의 8.6%나 되는 68억마르카(약 1조5천억원)를
투입했다.

또 노키아는 세계 12개국에 45곳의 신기술 개발 연구소를 운영중이다.

지구촌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선 연구소가 각국에 골고루 퍼져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 강혜구 특파원 hyeku@coo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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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팀 = 임혁/박민하(경제부) 안상욱(런던 특파원)
강혜구(파리 특파원)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