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풍이 증권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모주 전용펀드가
등장했다.

공모를 실시하는 기업도 대폭 늘어난데다 여기에 몰리는 자금도 엄청난
수준이다.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공모일정을 따라 발행시장을 누비고 있다.

특히 이런 열기는 코스닥시장에서 두드러진다.

일단 코스닥 시장에 등록이 된 후에는 주가가 상당기간 상승탄력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공모주를 배정받기만 하면 최소한 손해는 보지 않는다는 생각이 투자자들
사이에 만연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하지만 일반투자자가 공모주에 투자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공모주 일정을 체크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언제 어느 증권사를 통해 공모를 실시하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 청약을 위해 증권사 객장을 찾는 수고도 감내해야 한다.

무엇보다 투자자를 힘들게 하는 것은 공모에 참여할 종목을 결정하는
일이다.

이름도 생소한 기업이 즐비한 가운데서 제대로 된 기업을 고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높은 경쟁률로 인해 손에 쥐는 공모주는 1백주 미만인 경우가
허다하다.

투자자들의 이런 불편함을 파고든 상품이 는 가운데 최근 공모주 전용펀드가
등장했다.

공모주의 혜택을 손쉽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투자자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발매 하루만에 모집금액이 채워질 정도다.

가장 먼저 포문을 연 펀드는 한화투신운용의 "이글스 V99 주식형"이다.

모집금액이 50억원이었는데 하루만에 매진됐다.

추가로 들어오는 자금은 2,3,4호를 잇달아 만들어 소화할 계획이다.

적당한 공모주가 없을 경우에는 유망 코스닥 기업에 투자한다.

두번째로 등장한 상품은 SK투신운용이 내놓은 "공모주 퍼펙트 안정1호".

9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모집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곧바로 후속상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 펀드는 자산의 20%까지 공모주로 채우고 나머지 80%는 우량채권 및 CP
(기업어음) 등 안정적인 수익원에 투자한다.

일은증권도 "Two Top 해오름 코스닥주식 투자신탁 1호"라는 펀드로 공모주
펀드대열에 동참했다.

펀드자산의 50%까지 코스닥 공모주에 투자할 예정이다.

아직은 공모주 전용펀드라는 이름을 달고 시판된 상품이 많은건 아니다.

하지만 공모주 시장의 열기가 지속되면 다른 증권사나 투신사들도 이와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공모주 전용펀드라고 해서 펀드내 편입자산이 모두 공모주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다.

공모주 편입비율은 많아야 20%선이다.

단지 다른 펀드에 비해 공모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편입물량으로도 펀드의 수익률에는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우량회사의 공모주 비중이 클 경우 단기간에 고수익을 달성할 수도
있다.

공모주 전용펀드를 운용하는 투신운용사는 공모를 위한 수용예측에
기관투자가 자격으로 참여한다.

하이일드 펀드처럼 일정량의 공모주가 우선배정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기관투자가 배정분에 대한 경쟁률은 일반배정분에 비해 낮으므로
비교적 많은 분량을 받아오게 된다.

투신운용사는 이 물량을 운용중인 각 펀드에 일정분량씩 분배한다.

이 과정에서 공모주 전용펀드는 여타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할당 받는다.

대형 투신사는 운용하는 펀드가 많은 관계로 특별히 한 펀드를 공모주
전용펀드로 지정 운용하기가 곤란해 아직은 이런 펀드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 안재석 기자 yagoo@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