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을 앞두고 묵은 과거를 정리하고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세계적 현상이 되고 있다.

일본의 대북한 경제재재조치 해제도 그 연장선에 서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주 초 대북 제재조치를 해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를 염두해둔 조치다.

이에맞서 중국도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움직임이다.

지난달 미중간 회담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사실상 확정됨에 따라
앞으로 급변할 동북아 질서에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반도를 둘러싼 이런 기류변화에 따라 현 정부의 "햇볕정책"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묵은 과제를 털어내려는 발걸음이 분주하다.

그중에도 경제분야에서 가장 큰 현안은 대우그룹이다.

정부도 재계도 하루빨리 대우문제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해외채권단의 채권처리가 매듭지어져야 한다.

이를 위한 해외채권단과의 협상이 이번주중 결말이 날 전망이다.

기업구조조정위원회와 국내채권단은 채권손실률을 산정해 오는 7일께
해외채권단에 제시할 방침이다.

중간실사결과를 토대로 산출한 채권회수율은 (주)대우가 13%선에 그치는등
크게 낮은 상황이다.

최종결과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채권단 문제와 별도로 국내채권단은 이번주부터 각 계열사별로 감자비율
결정 등 후속작업을 진행하고 대우측과 기업개선약정(MOU)을 체결, 자금지원
등 워크아웃 방안의 실행에 들어간다.

아울러 경영진추천위원회를 구성해 본격적인 경영진 물갈이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우문제와 연계된 한국투신과 대우투신의 부실금융기관 지정도 이번주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0일 회의를 열어 두 투신사의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과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적자금 투입에 따라 경영진에 대한 문책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현대의 유화빅딜을 마무리짓는데 힘을 쏟고 있다.

7대 구조조정 업종중 마지막으로 남은 대산단지 유화빅딜과 관련, 일본
미쓰이물산과 일본 국제협력은행 등의 투자 및 융자 여부가 이번주중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통합추진본부와 전경련은 일본측 투자 제안서가 주초에 공식전달되면 9일
협상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국내 여타 유화업체들의 통폐합 내지 청산작업
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또하나 현안은 지난주말 불거진 "정치활동" 문제다.

경총, 전경련 등 경제5단체는 노조전임자 규정을 고치려는 정치권의
움직임에 맞서 지난 3일 상근 부회장단이 긴급회동을 갖고 정치활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재계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규정을 조기에 폐지하는 의원입법을
강행할 경우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오는 9일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도 눈여겨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전경련은 이날 회의에서 전경련 지배구조개선 작업을 추진할 발전특별위원회
구성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특히 재계는 이날 회의를 계기로 정부와 긴밀한 접촉을 갖는 등 대정부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이번주에는 뉴브릿지 캐피탈과의 제일은행 매각 본계약 체결과
국회 예산안 처리 등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중 제일은행 매각의 경우 Y2K문제 등이 있어 이번주를 넘기면 본계약
체결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양측 모두 협상타결을 서두르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 체크포인트 ]]

<> 9일 - 유화빅딜협상결과 발표
- 전경련 회장단 회의

<> 10일 - 한투.대투 부실금융기관지정
- EU정상회담(핀란드 헬싱키)

<> 주중 - 대우 해외채권단 협상
- 재계정치활동 선언 논란
- 제일은행 매각 본계약 여부
- 국회 예산안 처리
- 바젤협약가입국 회의(스위스 바젤 6~10일)
- 일본 대북경제제재조치 해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2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