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사를 상장해 놓고 주식처럼 거래하는 "스타 주식시장"이 가상공간에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상장종목들도 가지각색.

정치가를 비롯 기업인 연예인 운동선수 등의 주가가 실시간으로 매겨져
네티즌들 사이에 거래된다.

실제 돈을 주고 사고 파는 증권시장은 아니다.

네티즌들은 운영자로부터 사이버 머니를 지급받아 선호하는 종목에
투자한다.

일종의 가상주식 게임이다.

그러나 거래 메커니즘은 실제 주식시장과 똑같다.

"사자" 주문이 몰리면 주가가 오르고 "팔자" 주문이 많으면 내린다.

기업의 내재가치가 실제 주식시장의 주가를 결정하듯 유명인사들의 "몸값"이
가상 주식시장을 통해 나타나는 것이다.

이같은 열풍의 진원지는 포스닥(www.posdaq.co.kr).

지난 7월 인터넷 가상공간에 펼쳐진 이 시장엔 김대중 대통령, 김종필 총리,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정부 각료, 국회의원 등 3백20여명이 "상장"돼 있다.

정치인 1명(1종목)당 1만주씩이 액면가 5천원에 거래된다.

주가는 김대중주가 단연 황제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김민석주(국민회의)와 정몽준주(무소속)가 "밀레니엄 칩"으로 각광받으며
상승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기업인들의 경영능력을 주가로 평가하는 주식시장도 등장했다.

인터넷 정보제공업체인 제너럴 네트워크와 온네트사가 공동으로 지난 10월
개장한 "경영인 증권시장"(www.CEOstock.com)에선 국내 기업경영인 2백여명이
거래된다.

1부시장엔 대기업 전문경영자 1백명, 2부시장엔 벤처기업가 50명, 3부엔
기업 오너회장 50명이 올라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5천만원의 사이버 머니를 지급받아 주식투자를 시작하게
된다.

거래 호가단위는 10원이며 접속매매 방식으로 매매가 이뤄진다.

"작전"이나 "물타기" 등을 단속하기 위해 투자자들로 구성된 금융감독위원회
까지 갖췄다.

경영인 증권시장의 최고 블루칩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주.

곽치영 데이콤사장주가 뒤를 쫓고 있고 실제 주식시장의 벤처주식 강세를
타고 안철수 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장주가 3위에 올랐다.

운동선수와 연예인 주식시장도 10대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인기속에
성업중이다.

스포스컴사가 운영하는 스포츠닥(www.sposdaq.com)엔 국내외 스포츠스타들이
상장돼 있다.

소녀팬을 몰고 다니는 "코트의 마법사" 이상민주(농구)와 "그라운드의
테리우스" 안정환주(축구)가 각각 6만6백원과 5만9천5백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년연속 LPGA(미여자프로골프) 4승을 달성한 박세리주(골프)도 3위
자리에 안착했다.

온네트사가 운영하는 "스타포유"(www.starforyou.net)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 주식시장.

가수 탤런트 개그맨 모델 등 8개 분야에서 3백41명이 거래중이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5천만냥의 사이버 머니가 지급된다.

이곳에선 주가보다 주주수가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된다.

열성팬들이 특정인의 주가올리기 작전을 자주 벌여 주가가 인기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

신세대 스타인 배두나주와 김희선주, 그리고 개그맨 남희석주가 인기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최근엔 국내대학의 주식을 거래하는 장터까지 생겼다.

인터넷 벤처기업인 스톡파크가 제공하는 "대학증권시장"(www.stockpark.com)
에선 회원들이 대학 주식을 사고 팔아 수익률을 가린다.

국공립대 사립대 전문대 등으로 분류돼 서울대 주식은 얼마, 고려대 주식은
얼마 하는 식으로 거래된다.

이 시장엔 모두 3백84개 대학이 올라 있다.

회원으로 등록하면 투자원금으로 일천만환씩 지급된다.

대학의 주가가 기준가격에 훨씬 밑돌거나 거래량이 미미하면 워크아웃주로
떨어지거나 거래가 정지되기도 한다.

< 유병연 기자 yooby@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