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좋아 겨울을 기다립니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바빠진 동호회가 있다.

바로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 불리는 스키가 좋아 모인 스키동호회.

12월의 길목에서 갖가지 행사 준비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스키동호회를
만나보자.

스키 애호가들의 친목도모와 정보교류를 위해 첫 발걸음을 내디뎠던 "스키
동호회"는 97년 2월 정식 동호회(스키마을)로 등록되면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통신 동호회의 진가는 바로 온라인 상에 있는 법.

항시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화방이나 전문성을 자랑하는 막강한 스키 정보
게시판이 이들의 자랑이다.

스키가 겨울 스포츠이기 때문에 이 동호회도 겨울에 주로 활동할 것이라고
추측하면 오산이다.

이들의 활동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스키 시즌이 아닌 때가 어쩌면 더 바쁜지도 모른다.

각종 레포츠(잔디 스키, 인라인 스케이트)를 줄기로 대한스키협회나 대한
스키지도자연맹과 연계해 워크숍을 여는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시즌마다 두번 열리는 스키동호회 캠프에서는 저렴한 가격으로 실력있는
강사에게 스키를 배우는 시간도 마련한다.

게다가 회원 카드를 이용하면 지정된 스키장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공동구매를 통해 시즌권이나 장비를 시중보다 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스키어들에게는 일석이조의 기쁨이다.

시즌이 아닌 때에도 스키마을 사람들은 실력 향상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한다.

부시삽 신현아(빨래터)님은 "큰 규모에도 불구하고 가족단위로 참여하는
회원이 많아 정이 오가는 동호회"라며 스키마을의 장점을 설명한다.

각종 자료실에서 정보를 뒤지는 것은 물론이고 균형감각을 익히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에서 손잡이를 잡지 않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다.

그렇게 갈고 닦은 실력을 아낌없이 선보일 올 겨울 스키동호회는 두번의
캠프 외에도 순수 프리스키잉을 목적으로 한 세차례의 투어, 두차례의
정기모임, 그리고 다른 통신 스키 동호회와의 합동 스키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스키동호회에 가입하면 우선 스키 실력을 묻곤 하죠. 그러면 "초급입니다"
"중급입니다"라고 대답을 합니다. "상급입니다"라는 대답은 거의 없어요.
그런데 시즌이 되면 초급이라던 사람들은 슬로프에서 펄펄(?) 날고 있는
반면 중급이라는 분은 초급자 코스에 가 있죠. 그래서 비시즌에 말하는
스키실력은 절대 믿을 것이 못된다는 스키마을의 전설이 생겼습니다"

이번 시즌에서도 과연 전설은 지켜질지...

눈부신 설원을 무대로 한 스키동호회의 이야기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매서운 겨울을 녹이는 이들의 활발한 활동을 기대해 보자.

< 이보경 하이텔 명예기자 ID : RedCrux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