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8월 13일.

천안에 살고 있는 이명구씨는 서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기 위해 자신의
승용차에 올랐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시간당 87mm의 폭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차고를 열고 나오자 비 때문에 한 치앞도 보이지 않았다.

이씨는 차량에 탑재된 헬멧형 디스플레이를 썼다.

와이드 스크린에서 3차원 이미지로 거리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자외선 헤드램프와 차량 앞뒤의 범펑 좌우에 설치된 레이저 센서가 보내준
영상신호를 그대로 옮긴 것이다.

가상 이미지로 앞차와의 거리를 확인하고 몇 번의 차선변경을 한 뒤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이씨는 차량을 자동운전 모드로 전환한 뒤 오늘 회의에서 브리핑할 자료를
챙겼다.

여기서부터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목적지만 입력하면 모든게 끝이다.

30m 간격으로 도로 양쪽에 설치된 차량관리용 안테나가 교통상황에 따라
주행차량의 엔진과 브레이크, 가속페달을 자동으로 조절해 주게 된다.

속도는 시속 1백km로 맞춰져 있다.

<> 메카트로닉스의 결정체 "퓨처 카"

21세기에도 가장 대중적인 교통수단은 자동차다.

네 바퀴와 핸들, 엔진 등 기본적인 모습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기능은 지금과 전혀 다르다.

최첨단 ITS(지능형 교통시스템) 장치가 장착된 거대한 컴퓨터가 미래의
자동차다.

미국의 IV(Inte igent Vehicle), 유럽의 유레카, 일본의 ASV 등 차세대
자동차개발을 위한 각국의 노력은 이미 실현단계에 들어서 있다.

운전자는 안개 폭우 등 악천후시 차 내부에 마련돼 있는 두 개의 모니터만
을 보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우선 운전자는 전후방 거리 감지 레이더를 통해 주위 차량정보를 모니터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하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

위성정보를 직접 받아 차량의 위치와 가장 빠른 도로정보를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고장시 차량관제센터와 음성으로 연결이 가능하도록 했다.

운전자의 실수로 인한 차량충돌을 사전에 감지해 속도를 자동으로 줄여주고
노면센서가 제어수치를 자동으로 조절해 준다.

횡풍 등을 점검해 차량의 조향각을 맞춰주는 기능도 추가된다.

고속도로의 경우 안전성을 높이고 교통용량을 증대시키는 동시에 운전자의
피로를 줄이기 위한 차량 유도제어에 의한 자동운전도 실현된다.

졸음운전 경보장치와 차량의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크루즈, 자외선
헤드램프, 적외선 가시장치, 도로 및 차간 정보시스템 등은 2천년대초 모든
차량에 적용될 것이다.

차량용 블랙박스도 의무장착 사항이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 차량의 조작상태와 속도, 전후방 영상, 브레이크및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 중앙선 침범여부, 노면의 결빙상태 등 차량운행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해 주게 된다.

<> 대체 에너지 시대

미국에서는 지난 90년을 기점으로 연간 22억갤런의 가솔린을 낭비하고 있다.

금액으로는 4백60억달러다.

교통정체에 따른 손실이다.

이를 방치해 두면 2005년에는 1백16억갤런의 손실로 증대할 것이라는게
전문가의 예측이다.

엄청난 화석연료의 낭비를 막기 위한 대체에너지원에 대한 연구가 차체
경량화 기술과 함께 개발중이다.

이른바 무공해차량이다.

대체에너지는 알코올 압축천연가스 전기 태양광 수소 등이다.

수소는 어디서든 물을 전기분해해 얻을 수 있다.

수소를 태우면 이론적으로 수증기만 생성된다.

수소 에너지의 추출과 저장및 변환을 위한 기술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일본 마쓰다의 연구용 수소 로터리 엔진의 항속거리는 시속 60km로 정상
주행할 경우 2백30km다.

태양열을 이용한 솔라카도 통근, 쇼핑 등 근거리용 전기자동차의 보조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내 주행형 차량으로 전기자동차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항속거리를 늘려 주는 고성능 배터리의 개발이 초점이다.

현재까지는 일곱시간의 충전으로 2백km를 주행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2천년대 초에는 15분간의 급속충전으로 2백km 이상 달릴 수 있게 될 전망
이다.

경량화 기술은 연비향상을 목적으로 알루미늄과 플라스틱을 차체로 이용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신소재 등을 사용해 차체강화와 경량화, 엔진 열효율 향상 등의 기술개발
에 의해 현재보다 연비가 30% 향상된 자동차가 보급된다.

<> 첨단 궤도교통수단

시속 5백km에 이르는 자기부상열차가 2005년에 선보일 전망이다.

지하철의 증설이나 도로망 확충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입체적인
교통수단으로서 자리잡게 된다.

특히 도시간 교통수요를 흡수하는 첨단 교통수단으로 가능하게 된다.

자기부상열차는 자력에 의해 떠서 주행하는 궤도차량.

궤도와의 접촉에서 오는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고 속도의 제한이 거의
없다.

일본의 MLX나 독일의 트란스라피드는 시속 4백50km 이상의 초전도 자기부상
열차를 개발중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 셈이다.

미국의 경우 뉴욕과 워싱턴을 오가는 통근차량으로 시속 1백50마일의 자기
부상열차가 곧 선보일 예정이다.

안락한 좌석과 비즈니스 센터, 식당칸을 갖춘 이 차량은 비즈니스맨의
출장및 출퇴근용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 이심기 기자 sg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