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서는 정부만이 아니라 기업들도 21세기 전략 설정에 매진하고 있다.

글로벌화에 따른 경쟁의 격화, 디지털 경제의 도래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다.

이들 선진기업의 전략에서도 국가차원의 전략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트렌드
가 발견된다.

<> 인터넷 비즈니스 강화 <>사업구조 복합화 <>전략적 제휴 확대 등이
그것이다.

<> 인터넷 사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 =컴퓨터 업계의 공룡 IBM은 지난해
PC 부문에서 약 1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사들이 인터넷을 통한 PC 판매 또는 저가 PC 판매로 IBM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IBM도 앞으로는 인터넷 판매에 역점을 두기로 전략을 수정했다.

전문가들은 IBM의 이같은 전략수정이 당분간은 시장점유율 추가하락을
야기할 것으로 보고 있다.

IBM으로서는 미개척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IBM측은 "시장점유율이 약간 하락하더라도, 인건비와 기타 부대비용
절감이 가능해져서 전반적인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PC업체중 인터넷 활용의 선두주자는 델컴퓨터다.

이 회사는 판매뿐만 아니라 제조분야에도 인터넷을 활용한다.

인터넷을 통해 고객 주문이 접수되는 즉시 그 정보가 인트라넷을 통해
부품납품 업체에도 동시에 통보된다.

하루 두차례 인트라넷을 통한 입찰로 부품을 납품받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인터넷 활용전략이 세계산업계의 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10월 미국의 GM.포드.다임러 크라이슬러 등 빅3와 1천여개 부품업체는
"통합정보망(ANX) 구축사업"에 착수했다.

전자상거래를 통해 부품의 구매.생산.유통에 들어가는 비용 및 기간을
단축하는 프로젝트다.

미국 자동차업계의 이같은 ANX 계획은 멀지않아 세계 자동차산업의 표준
네트워크로 발전될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 복합화에 의한 시너지 창출 ="우리의 경쟁업체는 마쓰시타나 도시바가
아니다"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사장은 최근 이렇게 말해 주목을 끌었다.

마쓰시타, 도시바가 소니의 경쟁상대가 못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탈제조업 선언"이었다.

실제로 소니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금융사업에까지 진출,
서비스업체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보험사업을 담당하는 1백% 자회사 소니 인슈어런스 플래닝을
설립했고 최근에는 미국의 찰스슈왑과 제휴해 인터넷 증권사업도 추진중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복합화의 선두주자는 제네럴 일렉트릭(GE)이다.

GE가 21세기에 추구하고 있는 기업상은 "서비스 중심의 기업"이다.

고성장이 예상되는 금융, 방송 등 서비스 분야의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50% 수준인 서비스업 비중을 2000년대에는 80%까지 확대한다는 전략
이다.

이들의 복합화 전략은 특히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IMF 사태 이후 국내에서는 그룹식 경영에 대한 불신과 회의가 고조됐다.

IMF 사태를 야기시킨 원인으로 한국적 그룹경영의 단점이 강조됐기 때문
이다.

그러나 선진기업의 사례는 시너지를 창조할 수 있는 그룹경영이 경쟁력의
중요한 원천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전략적 제휴에 의한 스피드 경영 =선진기업의 글로벌 전략은 이제 자체
투자보다는 전략적 제휴에 의한 해외네트워크 구축으로 전환되고 있다.

보다 신속하게 시장을 개척할 수 있기 때문이다.

GE의 경우 "시장을 점유하되 설비는 보유하지 않는다(own market, not try
to own capacity)"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기술개발에 있어서도 개발기간의 단축 및 위험분산을 위해 제휴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IBM은 기술개발에 있어서 경쟁업체들과 생산 및 신기술을 공유하는 "협조적
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중이다.

제휴의 길은 단순히 협정체결만이 아니다.

벤처투자나 인수.합병(M&A)도 동원된다.

마이크로 프로세서 분야의 맹주인 인텔은 미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벤처펀드
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96년 이후 매년 10억달러 이상을 1백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즉 스스로 절대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마이크로칩 관련 기술은 자체개발하되
인터넷 기술은 M&A로 확보하는 "Develop & Buy"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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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이학영(뉴욕) 김경식(도쿄) 안상욱(런던 특파원)
임혁 기자 박민하 기자(이상 경제부)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