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최초의 나스닥 상장이라는 쾌거를 일궈낸 두루넷의 김종길 사장
(58).

그는 스스로 "복이 많은 경영인"라고 말한다.

그가 경영을 맡은 회사는 예외없이 업계를 대표하는 일등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번에는 아예 "주식회사 대한민국"(나스닥시장에서 두루넷의 심볼은 KOREA)
상장의 주역이 된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 80년 국내 최초의 PC벤처업체로 설립돼 "컴퓨터 불모지"
한국에 PC보급의 씨를 뿌려가던 삼보컴퓨터의 사장으로 82년 발탁됐다.

불혹을 갓 넘긴 41세때였다.

김 사장은 스스로 PC 붐을 주도하면서 80년대에 삼보컴퓨터를 한국의
대표적인 PC업체로 키워냈다.

김 사장은 92년 나래이동통신의 초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외국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삐삐 열풍"을 만들어 내고 나래이통을 단숨에 무선호출
업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김 사장은 다시 97년 9월부터 케이블TV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서비스를
준비하던 두루넷의 사장을 맡았다.

두루넷은 98년7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1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초고속 인터넷 붐을 선도하고 있다.

김 사장의 기업 최고경영자 17년 이력에서 가장 돋보이는 부분이다.

그는 언제나 신생회사만을 맡아 그 업계 정상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번 두루넷의 나스닥 상장이 비교적 순탄하게 이뤄진 배경이기도 하다.

그의 자평대로 이같은 성공에 운만 따랐던 것은 아니다.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이 그의 강점이다.

평소 과묵하지만 1백74cm, 76kg의 다부진 몸집에서 뿜어나오는 불같은
추진력이 정보통신이라는 신종 사업의 시장을 개척하고 이끌어왔다.

"정보통신(IT)업계 최고의 전문경영인"이란 업계의 평가도 그냥 나온 게
아니다.

김 사장은 여기에 "한국 최초의 나스닥 상장기업 CEO"라는 영예를 추가하게
됐다.

그는 두루넷이 세계적인 종합정보통신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나스닥
상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확고한 의지로 아예 국내 코스닥시장이 아닌
나스닥을 먼저 겨냥해 성공을 일궈낸 것이다.

김 사장은 "미국 회계기준에 따른 까다로운 자료제출 의무를 지키는 것과
국내 법률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앞으로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기업들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 송태형 기자 toughlb@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