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리건주 셔우드에 있는 허름한 호텔.

김삼식 대해프랜트 사장은 닷새째 이곳에 머물고 있다.

키 큰 삼나무 사이로 아침햇살이 내리쬐면 샌드위치 한 조각을 먹고
섬텍으로 달려간다.

벌써 네번 퇴짜를 맞았지만 또다시 돌진한다.

돈키호테처럼.

김 사장이 이곳을 찾은 것은 동물사체 소각로 기술을 얻기 위한 것.

미국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섬텍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업체.

김 사장은 독일업체를 방문했다가 이런 정보를 입수하고 무턱대고 미국으로
날아왔다.

사전 연락도 없이 찾아와 사장 면담을 요청하고 있으니 만나줄 리 없었다.

그로부터 6개월 뒤.

이번에는 섬텍의 딘 로빈스 사장이 서울 당산동 대해프랜트를 찾았다.

합작투자를 위한 것.

그토록 끈질긴 김 사장과 손을 잡으면 사업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 불독정신.

이는 기업경영에도 필요하다.

질산을 비롯한 독성물질을 담는 플라스틱용기 분야의 일인자인
크로바프라스틱의 강선중 사장.

그는 세계적인 업체인 독일 마우저와 기술협력을 위해 5년동안 공을 들였고
마침내 성사시켰다.

마우저와의 협력이 동남아시장을 장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다.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이희영씨가 체면을 팽개치고 일본 열처리업체의
공장직원으로 취직해 코피를 흘려가며 기술을 배운 것도 이런 이유 때문.

인생의 진로를 열처리로 정한 이상 달인이 돼야겠다는 각오에서였다.

교세라의 창업주 이나모리씨는 영어 두문자를 따 패션(PASSION)이라는
경영철학을 정립했다.

이익을 추구하려 들지 말라.

고결한 야망을 가져라.

모든 관계의 기초는 진실성이다.

진정한 힘은 객관적인 용기에서 비롯된다.

혁신을 평생 습관화하라.

낙관적으로 생각하라.

그는 후에 철학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고 술회하며 성공철학의 마지막
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는 인내심(Never Give Up)을 꼽았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관통하는 진리이리라.

< 김낙훈 기자 nhk@ 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