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전 앨빈 토플러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 인간의 의식이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혼돈상태를 설명하면서 이를 "미래의 충격"이라 했다.

그런데 벌써 생각이 곧 변화로 실천되는 초특급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실제 눈앞에 이런 변화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사이버 국회의 출현이다.

이미 전자 컴퓨터로 연결되는 국회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국회사무처는 오래전에 전자투표기를 설치해 두었다.

이번 국회에서 두 번 사용했다.

의원들이 의석에 앉아서 찬.반 버튼만 누르면 곧 전광판에 표시등이 켜지며
개표가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이는 또 투표실명제를 결과한다.

어떤 의안에 누가 찬성 또는 반대했는지 곧 알게 되어 그 책임의 소재가
밝혀진다.

국회 회의록도 인터넷을 통해 바로 검색할 수 있게 됐다.

유권자들은 의원의 활동상을 즉시 알게 된다.

각 위원회, 의원 개개인, 그리고 사무처에 홈페이지가 개설되어 국민들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각종 정보를 앉아서 얻을 수 있다.

의원들과 일방적이 아닌 쌍방 대화도 가능해 졌다.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자기 홍보를 하는 그런 시절은 지나간 것이다.

의원들은 인터넷을 통해 정부로부터 각종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정보의 홍수 속에 파묻히게 되는 것이다.

앞서가는 국회의원들은 이런 변화에 맞추어 인터넷 보좌관(사이버 보좌관)을
서둘러 채용하고 있다.

무보수 봉사자들을 모집하는 의원들도 있다.

이런 시대에 "컴맹" 의원들이 존재할 공간은 나날이 좁아지게 됐다.

실력없는 정치인들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참여의 폭이 이처럼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도 우리의
선거풍토는 아직 50년대에 머물고 있다.

주민들을 동원하여 향응을 베풀며 또 알게 모르게 손에 쥐어주거나 목청을
돋워 선동하는 의원.의원 지망생들이 있다면 정말 "시대착오"가 아닐 수
없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