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석사진'' 신재천씨 ]

"이게 아주 실속 있는 장사예요. 재미도 있구요. 자영업 하시는 분들에게
겸업아이템으로 권하고 싶네요"

신재천(43)씨는 서울 대림동 대림전철역 부근에서 이색적인 사진 사업
(02-846-5470)을 하고 있다.

이름부터 다소 생소한 수석사진을 제작하는 것이 그의 생업이다.

수석사진은 말 그대로 수석과 사진의 결합이다.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사진을 다양한 모양의 수석에 부착해 가까이 두고 볼 수
있도록 장식품으로 만든 것이다.

"지금까지 사진은 액자에 끼우는 게 전부였잖아요. 액자만 보던 사람들한테
수석사진은 좀 색다르게 느껴지죠"

액자는 대개 벽에 걸기 때문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깨질 위험도 있지만
수석사진은 좁은 공간을 활용해 집안을 꾸밀 수 있는 부담 없는 장식품이다.

신씨는 액자사진과 대비되는 이런 특징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수석사진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것하며 만만찮은 기술이 필요할 것 같은
완성품을 보고 있노라면 신씨와 수석사진의 인연은 결코 짧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불과 4개월 전의 일이다.

이전까지 그는 전형적인 동네 슈퍼마켓의 주인이었다.

길다란 골목 하나에 슈퍼마켓이 일곱 개나 촘촘히 늘어서 있지만 하루에
1백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무리없이 가게를 꾸려왔다 한다.

그러나 IMF사태와 대형할인점이라는 예기치 않은 돌발변수로 사정이 1백80도
달라졌다.

IMF 이후 벌이가 좀 시원찮다 싶더니 곧이어 인근에 들어선 대형할인매장의
셔틀버스가 쉴 새 없이 동네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자 매출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아닙니까? 손님을 다 뺐기고 나니까 의욕도
안 생기고 참 막막하데요"

하지만 신씨는 의외로 쉽게 해결책을 찾았다.

텔레비전의 창업 관련 프로그램에서 수석사진이라는 아이템을 발견한
것이다.

슈퍼마켓 한쪽에 진열대를 놓고 숍인숍 형태로 운영할 수 있어 창업비용이
적게 들뿐 아니라 사업성도 있어 보였다.

또 본사측 설명을 듣고 보니 예상과 달리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일도
아니었다.

본사와 계약을 맺고 약 1주일 동안 전문가로부터 수석사진 만드는법을
배웠다.

그리고 진열대를 설치하고 수석사진을 전시하자 슈퍼마켓에 물건 사러 온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고 하루에 몇 건씩 주문이 들어왔다.

현재 수석사진만으로 벌어들이는 한달 매출액은 약 3백만원.

슈퍼마켓의 월매출액 1천5백만원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지만 수석사진
덕분에 그간의 부진을 씻을 수 있었다.

사정은 이렇다.

슈퍼마켓에서 취급하는 물건들은 80원에 사서 90원에 파는 식이어서 마진율
이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수석사진은 마진이 크다.

월 매출액 3백만원 가운데 재료비 30~40%를 제하고 나머지 60~70%가 순이익
에 해당된다.

따라서 매출규모가 작아도 슈퍼마켓에서 벌어들이는 수입보다 훨씬 실속이
있다는 게 신씨의 설명이다.

"마진율이 높으니까 돈을 수월하게 번다는 생각이 들어 한결 기분이 좋아요.
IMF사태와 대형할인매장 때문에 손해본 것도 많이 보충했구요. 앞으로는
수석사진 영업에 좀 더 신경을 쓸까합니다"

기대를 갖고 시작하긴 했지만 두 마리 토끼를 쫓다가 둘 다 놓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마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숍인숍 창업에 성공한 지금 슈퍼마켓에 손님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주문받은 수석사진을 만들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문의 (02)848-7533

< 서명림 기자 mrs@ke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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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하려면 ]

수석사진점은 독립점포를 얻어 가게를 차리는 것보다 숍인숍 형태로
기존점포 한쪽에 창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너지효과에 초점을 맞춰야하기 때문이다.

본사 역시 독립점보다는 숍인숍 창업을 권하고 있다.

현대수석사진 체인점을 내려면 로열티 2백만원, 기술이전료 및 초도물품비
3백70만원 등 모두 5백70만원의 창업비용이 들어간다.

기술이전료 및 초도물품비에는 수석사진 완제품 10여점과 홍보전단, 진열대,
수석 2백점, 물감 등 실제 제작에 필요한 물품비가 모두 포함돼 있다.

계약을 하면 약 1주일 동안 수석사진 제작법을 배운다.

수석과 받침대를 접착하는 방법, 수석에 원하는 사진을 자연스럽게 붙이는
방법, 때가 타지 않도록 코팅하는 법이 주요 교육내용이다.

완제품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보통 2시간가량이 소요된다.

제작법을 배운다음 영업노하우도 익혀야 한다.

본사에서는 모임이나 단체,개인적인 인맥을 활용한 영업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신재천씨의 경우 사진과 관련된 업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매출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사진관이나 여행사 등에 샘플을 진열하고 이 업체를 통해 주문을
받는 식이다.

이렇게 주문을 받으면 일정액을 커미션으로 지불한다.

독립점이 아닌 숍인숍 창업은 가맹점 계약후 10일이내에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1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