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수 < 개천학회장/철학박사/미국 S.Baylor대학 명예교수 >

지구의 한모퉁이 동녘의 밝은 땅에 정착한지 반만년.

이 겨레는 끈질기게 이어 온 남달리 뛰어난 문화를 갖고 살아 왔다.

개벽천지로 홍익인간의 여명이 트고, 세계는 순리로 되어 갔으니, 일러
개천이라 한다.

단군왕검께서 개국한 "조선"국이 있었기에 그 터전을 이어 받은 삼국이
있었고, 삼국을 이은 고려도 있었다.

그래서 고려를 이은 근세조선이 있었고,그 땅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립한다.

그러기에 단군왕검이 세운 "조선"국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단군이 개국한 터전이 있었기에 오늘의 이 나라가 있는 것이다.

또 옛 조선족의 개천국조가 있었기에 오늘의 조선족이 있는 것이다.

옛적의 개국시조가 아니었다면 오늘의 우리 민족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동학의 2세 해월교조는 뿌리없는 나무없고, 근원없는 물이 없다
(수무무근지수 수무무원지수)라고 하지 않았던가.

왜적들이 단군을 부정하기 위한 계략으로 만든 "단군" 밑에 "신화"라는
허울을 씌워 "단군신화"라는 단어가 60년전(1938) 총독부간행 "조선사"에
처음 공식화됐는데 왜적이 물러간지 60년이 다 됐어도 아직 "단군신화"설이
난무하고 있다.

더욱이 단군의 자손중 단군신화설을 강변하고 나서는 이가 적으나마 있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우리 5천년 역사에서 총독부말고 단군을 부정한 측이 있는가.

단군은 우리 동방조선국의 개국시조로 이웃나라 중국도 공인해 왔다.

총독부가 내뱉은 신화론을 언제까지 끌고 가겠다는 것인가.

웅녀란 동물인 암곰이 아니고 "웅씨족의 딸"이라는 말이다.

박녀가 박씨네 딸이지 쪽박이 아니요, 김녀는 김씨네 딸이지 쇳덩어리가
아닌 것처럼, 맹호부대가 호랑이 집단체가 아니요, 라이온스클럽이 사자
집단이 아니지 않은가.

단군의 후손인 우리가 사람이면 사람을 낳아 준 조상도 사람이지, 짐승이
될 수 없다.

우리 조선족사람들의 조상이면 사람이지, 제 조상을 짐승으로 몰아 부치려
하는가.

조상이 짐승이 되면 자신이 짐승이 된다는 논리를 알고나 하늘에 침을
뱉는 지 이해하기 어렵다.

앞 정권에서는 국가원수 이름으로 읽던 개천절 경축사를 총리경축사로
격하시켜 버렸다.

단군이 물려 준 나라가 없었다면 어디가서 대통령 노릇할 것인가.

조국이란 조상이 물려주신 국가이기에 조상의 나라, 곧 조국이다.

우리의 국가적 최대과제는 민족통일이다.

민족통일이념은 홍익인간이다.

나무집을 지으려면 나무로 지어야 하고, 돌집을 지으려면 돌로 지어야 한다.

찰떡을 하려면 찹쌀로 해야하고 민족통일을 하려면 민족사상으로 해야 한다.

민족사상은 "홍익인간"이다.

단군의 건국이념이요, 오늘의 교육이념(교육법 제2조)인 이 민족이념을
떠나서 따로 통일이념이 있겠는가.

온 겨레의 구심사상인 홍익인간을 외면하고는 통일의 원리가 없는 것이다.

항간에는 "민족주의" 하면 폐쇄적이요, "홍익인간" 하면 국수주의라는
등식으로 말하는 이들이 꽤 있다.

민족주의를 외면하고 어떻게 민족통일이 되겠는가.

남북이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을 하려는 것이지, 서로 다른 민족이라면
통일할 필요가 없다.

같은 민족끼리 합치자는 것이 민족통일이요, 민족통일은 동질성적 공통분모
인 민족주의를 바탕하고 있다.

통일을 해야 한다면서 민족주의를 배척한다면 이율배반으로 참된 통일은
불가능한 것이다.

도둑질도 뜻이 맞아야 한다.

"홍익인간"이 어떻게 국수주의인가.

홍익은 "최대행복"이란 뜻이요, 인간은 세계의 모든 "인류"를 말한다.

그러기에 "홍익인간"이란 단어는 "모든 인류의 최대행복"이란 뜻이다.

남을 배척하고 우리만을 위한다면 국수주의라 할 수 있겠으나, 세계의
모든 인류를 최대행복으로 초대하겠다는데 어찌 국수주의인가.

개념파악을 제대로 하고 국수주의란 말을 써야 할 줄로 안다.

반만년전 국가의 탄신일인 이 날의 의미는 넓고도 두텁고, 높고도 깊은
뜻이 솟구치는 감격스러운 날로서 다시금 제 뿌리를 생각케 하는 민족
최대의 경축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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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