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재앙"이 올지도 모르는 2000년 1월 1일이 불과 1백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컴퓨터가 연도를 잘못 인식해 전력 공급이 끊기고 통신이 마비될 지도 모를
일이다.

이같은 예고된 위험에 대해 정부와 기업은 적극적으로 대비해왔다.

따라서 지금은 "Y2K전선에 이상 없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금융 통신 도로 제조업체 등 각 부문별로 Y2K 문제 해결을 잘 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의 현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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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자는 적은 비용을 들여 Y2K문제를 해결한 기업으로 꼽힌다.

Y2K대응을 위해 당초 2백4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으나 이를
27억원으로 해결했다.

인사 회계 생산 자재등 정보시스템부문은 당초 추정액 10억원을 2억원으로
처리했고 비정보시스템부문은 2백30억원을 25억원만 들여 해결했다.

현대전자가 비용절감에 성공한 것은 남다른 노력 덕분이다.

우선 정보기술 분야에서는 값이 저렴한 국산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했다.

처음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때 한 외국기업이 프로그램 1만개를 수정해
주겠다며 10억원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김삼일 부장을 팀장으로 한 Y2K프로젝트팀은 국산제품을 검증 보완한
후 활용하기로 했다.

그 결과 "신데렐라2000"이라는 제품을 자체 개발, 2억원에 정보기술분야
Y2K문제를 매듭지을 수 있었다.

신데렐라2000은 그후 현대 계열사 등 다른 기업에도 널리 사용됐다.

현대는 정보기술분야의 Y2K문제를 해결하면서 지난 83년 설립 이후 한 번도
정리하지 않아 4만5천개에 이르던 프로그램수를 9천6백개로 대폭 정비했다.

이로인해 주전산기의 성능이 높아지고 유지 보수 비용도 줄이는 부수효과도
거두었다.

각 사업본부에서 보유하고 있는 생산장비 설비 열병합발전설비 등
비정보시스템분야에서도 경비를 대폭 절감했다.

설비 공급업체들은 Y2K문제 발생 가능성에 대한 질의에 대해 "부품을
바꾸지 않아도 문제는 없겠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책임지지 않겠다"는
식으로 답변해 온 게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현대전자는 자체적으로 연도만 과거로 돌려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장비를 골라내고 부품 교환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은 구매부서와
공조체제를 갖췄다.

부품을 공급받는 "갑"의 위치를 십분 활용해 가격을 낮춘 것이다.

현대전자는 지난 8월 전산 비전산부문 전분야에 걸쳐 인증을 받았다.

이에 따라 Y2K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98년7월1일 구성했던 프로젝트팀을
해산했다.

< 박주병 기자 jb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