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잘 풀리면 악재, 한풀 꺾이는 기미가 보이면 호재"

요즘 미국증시상황이다.

기업들의 생산 주문이 넘치고, 노동시장이 계속해서 완전고용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면 주가는 여지없이 곤두박질친다.

반대로 취업 증가세가 주춤해졌다는 등의 뉴스가 터져나오면 투자자들은
반색을 한다.

주가가 즉각 상승세로 돌아서는 것은 물론이다.

미국 증시는 지난주 후반까지도 "경기활황 지속"이라는 악재에 따라 속락세
를 보이다가 주말인 3일 큰 폭으로 반등했다.

8월중 신규 취업인구가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10만명이상 적었고, 근로자들의
시간당 평균 임금 증가율도 전망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는 호재 덕분이었
다.

며칠동안 곤두박질했던 다우지수가 3일 하루동안 2.2% 치솟은 것을 비롯,
신예 첨단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대인 108.87
포인트(4%)나 솟구치는 등 장세를 폭발시켰다.

대형 우량주와 신흥 유망주가 업종별로 고루 망라돼 있는 S&P500지수 역시
하루 기준으로는 올 최고 상승 기록(38.13포인트)을 세우며 분위기를 맞췄다.

지난 1주일 기준으로는 나스닥지수가 3.05% 올라 가장 많이 뛰었다.

S&P500지수가 0.67% 상승으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다우존스지수는 0.11% 오르는데 그쳤다.

주말의 기록적인 오름세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주간의 성적이 시원치 않았던
것은 증시가 그만큼 큰 변덕을 부렸기 때문이다.

주말을 맞아 모처럼 미국증시에 불어온 신바람이 이번주에도 이어질지가
관심거리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어떤 전문가들도 선뜻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언제 어떤 이유로 주가가 또다시 곤두박질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자조적인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주 중반까지처럼 주가가 내리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진단이 유력하다.

지난 3일 노동부의 신규 취업 인구 및 임금 통계 발표로 금리인상 공포증이
상당 부분 누그러진 때문이다.

8월중 신규취업 인구와 시간당 평균임금이 각각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는 것은 미 통화당국의 정책목표인 경기연착륙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통화당국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최근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연내 추가 금리인상설과 관련, 경기가 한 호흡을 가다듬고 인플레징후가
가라앉는다면 더 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 임을 분명히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8월중 고용동향과 관련한 노동부 발표는 금리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사실상 틀어막았다는 분석이다.

적어도 오는 10월 5일 열리는 다음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추가
인상 조치가 단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간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주 종목별로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시티그룹 등 금융주와 IBM,
휴렛 팩커드, 마이크로 소프트 등 기술주들이 장세를 이끌었다.

특히 JP모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주말 하룻동안에만 5%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증시 관계자들을 더욱 고무시키고 있는 것은 아마존, 야후, e베이 등
인터넷 주식들의 빠른 회복세다.

지난주 인터넷 주식은 "11주만의 대분발"로 불리는 상승세를 보였다.

월가의 큰 손 투자자들이 한달여에 걸쳤던 여름휴가를 끝내고 증시에 일제히
복귀하는 이번주부터 인터넷주식들이 다시 주도주역할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이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9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