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

현대와 대우자동차가 일본산 자동차의 본격 상륙에 맞서 대대적인
"맞불 작전"에 나섰다.

두 회사의 일본 진출 분기점은 오는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도쿄모터쇼".

대우는 도쿄모터쇼에서 경승용차 마티즈를 선보이고 내년초 일본 시장에
수출한다.

대우는 이미 올초 대우국민차에 "일본프로젝트팀"을 구성, 주도면밀한
검토작업을 벌여왔다.

김우중 회장이 직접 이 프로젝트를 챙기고 있다.

일본에 첫 상륙할 차종은 경승용차 마티즈.

국지적인 판매가 아니라 일본 전역에 광범위한 영업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과거 기아와 쌍용이 한 두 차종을 특정지역에 판매한 적은 있지만 일본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판매는 처음이다.

대우국민차는 이를 위해 최근 일본프로젝트팀 전원을 일본에 보내 딜러
선정을 위한 시장조사 작업을 마쳤다.

이 회사 관계자는 딜러선정과 관련, "대형 카메이커나 전국적 영업망을 가진
경정비업체 가운데 하나를 딜러로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혼자 힘으로 전국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망을 갖추려면 투자 규모가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연간 수출목표는 5만~6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가 마티즈를 일본시장 첨병으로 결정한 것은 스타일이나 가격에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대우 관계자는 "일본 시장의 소형차 수요가 꾸준하고 마티즈가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성공을 낙관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일본의 비공식 수입업자(그레이 임포터)들이 수 차례에 걸쳐 국내 딜러를
통한 수입 의사를 비춰온 것도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대우는 딜러들의 수출을 적극적으로 막아왔다.

곧 공식 수출에 나서야 하는데 사후 관리가 안돼 회사 이미지를 다쳐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에서다.

현대는 도쿄모터쇼에서 일본 진출을 선언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쓰비시종합연구소로부터 일본시장 진출 컨설팅을
받았다.

최근에는 일본 진출을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본격적인 시장 조사작업
에 나섰다.

판매망 구축 작업에도 곧 뛰어들 채비다.

현대가 생각하고 있는 일본진출 무기는 승용차가 아니다.

연말 시판될 미니밴 FO와 4륜 구동 싼타페, 갤로퍼 후속모델 하이랜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승용차로 일본시장을 뚫기에는 아직 무리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판매 방법은 아직 확정짓지 못했다.

현대 관계자는 "직판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리점을 선정해 판매할 경우 투자가 적게 먹힌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속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데는 다소 지장이 있다.

따라서 현대는 일본 현지판매법인을 두고 내년 5월까지 주요 7개 도시에
거점을 확보, 그 밑에 소규모 딜러를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내년말까지는 판매망을 전국 주요도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이와 함께 곧 월드컵카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차기 쏘나타의 일본형 모델이다.

2002년 월드컵 공식후원사라는 점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일본시장에 대한
공략 전술을 2단계로 넘기기 위한 전략 차종이다.

< 김용준 기자 junyk@ >

[ 한국업계 일본시장 진출 일정 ]

<> 1996년 -쌍용, 무쏘 코란도 진출(95.12) 2백20대 판매후 종료
<> 1997년 -기아, 엘란 진출(97.8) 1백대 판매후 종료
<> 1998년 -현대,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컨설팅 완료(98.7)

* 97년7월 한국 수입선 다변화 제도 해제
-대우, 일본 현지 판매망 구축
-현대.기아 시장 조사
10월 -도쿄모터쇼(현대.기아.대우 일본 시장진출 선언, 유통망 확보)

2000년1월 -대우 마티즈 판매 개시
5월 -현대, 일본시장 판매 개시(판매차종 :미니밴, 지프형)
-현대, 월드컵마케팅

2002년5월 -한일월드컵 현대, 월드컵 공식스폰서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