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의 1,000고지 정복은 증권발행 시장에도 엄청난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주가상승에 따라 기존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증권거래소 및 코스닥 신규
상장을 위한 주식공모 부문등 발행시장도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증권발행시장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유통시장의 활황세를 뒤따라
가는게 통례다.

증권 발행시장은 지난 상반기에 이미 IMF이전의 기력을 완전히 되찾았다.

유상증자 부문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마저 나올 정도다.

1백대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는 실권주 공모는 이제 증권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사"가 됐다.

벤처.중소기업의 코스닥등록도 잇따르고 있다.

증권거래소의 상장은 7월부터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주식시장(유통)은 작년 9월께부터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발행시장은 올해초까지만 해도 썰렁했다.

물론 지난해에도 유상증자는 많이 이루어졌다.

지난해 상장기업의 유상증자 실적은 모두 13조4천5백20억원.

그러나 지난해의 실적에는 주식시장의 수급상황과 주가수준에 상관없이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감행해야만 했던 "반강제적 유상증자"가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정부의 구조조정 칼날에 몰린 금융기관들은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아
대량 실권이 발생하는 상황을 감수하면서도 7조8천억원규모의 유상증자를
했다.

5대그룹 계열사의 유상증자도 규모는 6조2천억원에 달했으나 대부분이
액면가 증자였다.

그나마도 실권이 대량으로 발생해 기업들은 실권주 처리로 골머리를 앓았다.

지금은 어떤가.

주가가 상승함에 따라 증자는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 상반기중에만해도 유상증자 물량이 17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1년동안의 증자규모를 넘는 수치다.

실권주 공모만 찾아다니는 자금이 3조원에 달할 정도여서 기업들은 실권
발생에 대한 부담없이 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증권거래소 상장이나 코스닥시장 등록을 위한 신주공모도 마찬가지로 크게
늘었다.

코스닥공모는 지난 4월의 서울방송(SBS) 등록 이후 한달에 2~3건씩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7월에는 이미 8건이 예약돼 있다.

게다가 LG텔레콤 한통프리텔 한솔PCS 신세기통신등 이동통신업체들이 등록을
추진중이어서 이런 추세라면 금년 한해 전체로 30건이상의 코스닥공모주
청약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거래소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는 지난해의 경우 3건, 자금조달규모로는
3백67억원에 불과했다.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는 올 상반기엔 전무했으나 7월부터 갑자기 쏟아질
조짐이다.

전문가들이 공개규모 자체를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공개수요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단 1조원선을 돌파할 것이라는게 증권가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같은 발행시장 회복세에 따라 증권 직접공모도 활기를 띨 조짐이다.

이른바 카지노주식으로 알려진 강원랜드의 공모주 청약같은 공모증자가 올
하반기엔 자주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전문가들은 앞으로 발행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는 것과 동시에
공모주 청약등에 대한 일반인들의 투자전략도 많이 달라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주가 강세로 인해 증권 발행가격(공모가)의 전반적인 상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지난 6월부터 코스닥 공모주도 거래소상장 예정주식과 마찬가지로 수요예측
(book building)으로 발행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유통시장 열기 영향으로 발행가격이 높아지고 있어 무조건 주식청약만
받으면 수익이 보장된다는 예전의 투자전략이 이젠 먹혀들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간사 증권사들이 1개월정도 발행가격을 지지해주었던 시장조성제도도
철폐돼 공모주 청약에 대한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금융감독원등 증권발행 심사기관들도 투자자들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금감원은 공시주의를 강화해 발행회사의 신고서를 보다 상세히 공개하는데
주력할 뿐 과거처럼 주식 가격 결정에 개입하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소액투자자들이 발행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였던 증권저축자에 대한
공모주 우선배정제도를 9월부터 폐지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발행시장의 급격한 팽창이 유통시장의 발목을 잡아 주가
상승탄력을 소모시키는 반작용을 할지 모른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발행시장의 공급이 수요를 웃돌아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할
지 모른다는 경험룰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상장회사의 권익단체인 상장회사협의회는 지난 5월 증시가 소화불량
이 걸릴 만큼 유상증자의 덩치가 커지고 빈도가 높아져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해달라는 공문을 회원사에 보내기도 했다.

종합주가지수 1,000시대에서는 발행시장의 동향을 한층 더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투자전략을 구성하는 변수중 발행시장 부분에 가중치를 좀더 둘 시점이
됐다는 얘기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