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는 희망의 공간이다.

수많은 첨단.벤처산업 주체들이 모여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운다.

그래서 뜨거운 열정이 넘쳐난다.

테크노마트 바로 옆으로는 한강이 흐른다.

건물 어디에서나 한강의 유장한 흐름을 볼 수 있다.

테크노마트는 빼어난 몸매로 그 천혜의 입지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땅과 건물이 빚어내는 뛰어난 조화가 돋보인다.

테크노마트는 첨단전자제품 유통을 위주로 한 테마형복합상가다.

미래.우주.첨단.하이테크 등의 개념을 설계에 도입했다.

지상 39층의 업무용 건물과 11짜리 판매용 건물이 붙어있다.

복합공간인 만큼 기능에 따라 외부 형태도 크게 다르다.

그래야 방문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져 자연스럽게 동선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저층부 판매시설은 사각형의 단순화된 형태를 띄고 있다.

건물전체에 안정된 분위기를 주기위해서다.

단순한 도형의 윗부분에는 비행접시 형상을 추가해 변화를 줬다.

이곳엔 국내 최대규모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섰다.

옆에 붙어있는 39층의 업무동은 우주를 향한 상승감을 강조하는 컨셉으로
디자인됐다.

푸른빛의 파스텔 복층유리와 철골 기둥으로 입면을 처리했다.

첨단 하이테크 분위기가 강하게 드러난다.

수직 철골재를 좁고 촘촘히 배치해 역동성을 표현했다.

판매동의 입면에는 굵은 철골로 만든 빨간 원색의 수평띠가 여러겹 옆으로
둘러져 있다.

이는 사무동과 판매동을 묶는 역할을 한다.

아울러 팽팽한 긴장감도 드러낸다.

판매동 외벽에는 창이 거의 없다.

내부 점포들이 편안하게 장사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창이 없는 벽체의 밋밋함은 삼각형의 쇼윈도를 설치함으로써 극복했다.

테크노마트의 핵심 공간은 판매시설 중앙에 배치된 아트리움이다.

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1층부터 9층(33m)까지 원통형으로 뚫려 있다.

들어서는 순간 마치 거대한 우주선에 온 듯한 신선한 느낌을 준다.

은하수와 우주를 연상시키는 천정 인테리어와 조명처리도 재미있다.

천정 중앙에는 "우주21"이란 모빌(하동철 작)이 바닥을 향해 매달려 있다.

톱니바퀴와 나선을 조합한 형태가 신비감을 더한다.

아트리움 중앙에 있는 쌍둥이 누드 엘리베이터는 시각적 즐거움을 준다.

맞은편에는 두쌍의 에스켈레이터가 사선을 그리며 아트리움의 허공을
가른다.

이들 수직 동선은 정적인 아트리움 공간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각 층의 바닥선들은 수평으로 켜를 쌓아놓은 모습으로 텅빈 공간에 다양성을
더해준다.

이들 요소들은 실내조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트리움은 상업적 기능도 탁월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체 방문객들을 한곳으로 모아 각자의 공간으로 찾아가게 하는 이정표 역할
을 한다.

테크노마트의 내부공간은 치밀한 상업디자인(MD.Merchan Design) 개념이
도입됐다.

건축설계도 이 MD의 계획을 반영해 이뤄졌다.

국내에서 테크노 마트처럼 건축설계와 MD.조명설계.인테리어 등 전문설계
분야가 유기적 협력체계를 이뤄 진행된 사례는 없다.

이 때문에 상업공간내 점포들은 잘 짜여진 섬유조직처럼 배치됐다.

판매동의 저층부에는 쇼핑센터 등 일반상업공간을 뒀다.

고층부인 11층에는 국내 최대영화관인 멀티플렉스가 자리잡고 있다.

멀티플렉스가 불러들인 방문객들은 중간층의 전자상가로 내려보낸다.

저층부의 쇼핑센터 역시 방문객들을 중간층의 전자상가로 밀어올린다.

이른바 샤워효과와 푸쉬효과를 염두에 둔 공간배치다.

테크노마트 사무동은 한강이 휘돌아 흐르는 천혜의 입지를 살려내기위해
약간 돌아앉는 배치를 했다.

외형 전체를 유리로 덮어 한강의 경관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로인해 테크노마트 업무동은 탁월한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건물에서 눈길을 끄는 공간은 또 있다.

판매동 10~11층에 위치한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1층 추출입구에 설치된
"라이팅 터널"이다.

11개의 영화관이 마치 미로속에 자리잡은듯 배치돼 있다.

화려한 인테리어도 볼거리다.

1층 입구 "라이팅 터널"도 하이테크 개념이 강하게 드러난 공간이다.

60개의 모니터를 이용해 만든 3면의 입체터널이 흥미롭다.

판매동 9층의 옥외 광장도 시원한 경관을 제공한다.

테크노마트는 하이테크 시대의 꿈을 일궈내는 새로운 메트로폴리스다.

< 박영신 기자 yspark@ >

[ 건축명세 ]

<>설계 : 삼우설계, SOM(미국)
<>시공 : 현대건설
<>규모 : 대지면적-7,641평, 건축면적-4,029평 연면적-78,549평,
층수-지하 6층.지상 39층
<>위치 : 서울시 광진구 구의동 546-4.
<>공사기간 : 1994.10~1998.4
<>IBS시공 : 세아정보통신
<>구조.전기.설비설계 : 삼우설계
<>인테리어 설계 : 로오드사(일본), 진양(한국)
<>건축주 : 프라임산업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7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