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현장이 본격적으로 활력을 되찾고 있다.

녹슬어가던 기계들이 다시 돌아가고 공단 곳곳에 구인광고가 나붙기 시작
했다.

숨죽였던 설비투자도 입질이 느껴지고 건설현장에서는 한동안 끊겼던 망치
소리가 요란하다.

실물경기 회복이 가장 피부에 와닿는 곳은 공단이다.

전국 주요 공단은 요즘 수출.내수 양쪽에서 주문이 밀려들어오고 있다.

지난 5월중 전국 21개 국가공단의 평균 가동률은 80.9%.

IMF 위기 당시인 97년11월(80.3%) 수준을 넘어섰다.

반도체 조선 TFT-LCD(초박막 액정표시소자) 등은 풀가동 상태다.

생산이 활기를 띠면서 인력수요도 크게 늘었다.

일부 지역에선 구직자보다 업체들의 구인자 수가 많아 "인력난"도 빚어지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의 경우 지난 한달동안 구직자는 1백7명인데 반해 구인자
수는 1백80명에 달했다.

일부 업체들은 한국산업단지공단 등에 인력알선 신청을 해 놓고도 두세달씩
일손을 못구하고 있다.(산업단지공단 신경호 기조실장)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살아날 기미다.

자동차 조립기계 통신업 등에서 기계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계류 수입액도 꾸준한 증가세다.

특히 5월중 공업용 건축허가면적은 3백%나 늘어났다.

기업들이 신규투자에 나서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건설업계도 이제 일감을 걱정하던 단계는 완전히 벗어났다.

4월중 공사수주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나 증가했다.

공공부문의 수주는 39%나 신장됐다.

미분양아파트가 꾸준히 줄고 있는 것도 청신호다.

유통업계는 일찌감치 매장확장 경쟁에 나섰다.

애경백화점은 수원시 민자역사 내에 추진중이던 대형 쇼핑몰 건축사업을
다음달 재개한다.

지난 95년 사업권을 따낸지 4년만이다.

현대백화점도 IMF 위기로 잠정 중단했던 목동점과 미아점 건축을 연내에
재착공할 계획이다.

미아점은 내년 9월께에, 목동점은 2001년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롯데백화점도 대구백화점이 건립을 포기한 상인점 부지를 최근 토지개발공사
로부터 낙찰받아 조만간 건설에 들어간다.

재래시장에서도 현대식 의류쇼핑몰의 건설 붐이 일고 있다.

동대문시장에선 뉴존과 뉴팡이 지난해 중단했던 공사를 최근 재개했다.

남대문시장에서도 밀리오레 명동점이 내년 9월 문을 열 목표로 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산업현장의 모든 부문이 활력을 되찾은 것은 아니다.

아직 실물경기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

경기 양극화 현상이 남아 있어서다.

투자가 살아났다고는 해도 대기업들의 투자는 여전히 동면상태다.

때문에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설비자금 융자창구는 한산한 모습이다.

유통업계 역시 중소형 업체들은 매출회복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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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동향 점검반은 임혁(경제부) 강현철(산업1부) 차병석(산업2부)
이영훈(유통부) 기자로 구성됐습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