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들이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껴 동참해야 효과가 높아집니다. 새로운
경영혁신운동이라고 무조건 강요해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지요"

SKC 수원공장장인 황인범(46) 상무보는 6시그마 운동을 받아들여 조기에
성과를 거둔 비결을 묻자 "경영혁신운동은 어떤 것을 도입하느냐보다는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마디로 "비판적 수용"이 중요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은 외국에서 유행하는 경영혁신 운동을 무조건
도입했다가 비용만 낭비한 경우가 많았다"고 꼬집었다.

황 상무보는 "6시그마 교육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17명의 임원을
해고한 GE의 문화와 우리의 기업문화가 같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기존에
하고 있던 경영기법과 통합시키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설명대로 SKC는 경영철학은 SKMS(SK 경영관리체제)를 그대로 갖고 있고
문제해결기법의 경우는 6시그마와 수펙스를 접목시켜 재창조했다.

다만 측정지표는 GE의 6시그마를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통계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6시그마 운동은 TPM이나 ZD(zero
defect :무결점) 등 기존의 품질 운동과 크게 다릅니다. 이런 운동들은
무조건 구호처럼 결점을 최소화하자거나 결점을 없애자는 측면이 강했지요.
물론 품질에 관심을 갖는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치게 됩니다"

그가 설명하는 6시그마 운동의 요체는 "측정과 분석을 통해 결점을 일으키는
요인을 찾아내는 것"이다.

실제로 MTS필름의 경우 이전에는 측정하지 않았던 장소의 온도 바람 습도
등을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품질저해
요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고 그는 귀띔했다.

6시그마 운동 도입을 위해 직접 GE본사의 교육에도 참가했던 황 공장장은
"품질에 관한한 종교적이라고 할 만한 신념을 가진 GE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고 소감을 전했다.

황 상무보는 그러나 "6시그마 수준이란 것은 목표 범위를 축소할 경우 쉽게
도달할 수 있어 자칫 이에 만족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목표에 달성할 때마다 보다 높은 단계를 설정해야 진정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6시그마도 끊임없이 진행해야 하는 경영활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날로 심화돼가는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 절대우위를 차지해야 한다"며 "특히 고객들의 요구가 날로
까다로워지고 있어 열심히 한다는 것만으로는 제품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선 종업원들에게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일 처리가 효율적이고 효과적이 되도록 6시그마 운동을 적극 활용할 방침"
이라고.

황 상무보는 앞으로 6시그마를 전사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자체 교재를
제작하는 등 종합적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