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원주택 경매 성공사례 ]

전원생활.

도시에 사는 직장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보았을 것이다.

90년대들어 전원주택은 가장 인기 있는 부동산 상품이었다.

관련서적이 불티나게 팔리고 한때 전원주택 붐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막상 실천에 옮기려니 엄두가 나지 않아 포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교육과 출퇴근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구입하는 과정과 절차가 만만치 않은
까닭이다.

비용도 적은게 아니다.

전원주택 1급지로 꼽히는 용인에 45평 규모의 통나무주택을 장만하려면
땅값을 포함해 2억원 이상은 족히 든다.

아직 일반 직장인들한텐 그림의 떡인 셈이다.

한국도로공사에 다니는 이수현(45)씨.

지난해 9월까지만해도 전원생활에 대한 생각이 남들과 비슷했다.

평소 전원에 사는 것을 그려왔지만 나이가 들고 여유가 생길때까진 미루자고
다짐하곤 했다.

그러나 막상 중부고속도로 확장공사 때문에 이천으로 파견근무를 하게 되자
마음이 달라졌다.

어차피 출퇴근이 불가능하게된 마당에 전원생활을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가족들도 떨어져 있지 말고 함께 살자며 대찬성이었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이씨의 전원생활은 입문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돈 때문이었다.

아파트를 처분하고 여유자금을 합친 1억원으론 마음에 드는 주택을
구입하기가 수월치 않았다.

건축비도 안되는 돈으로 완성된 주택을 구하자니 그럴법도 했다.

틈날때마다 한달이상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다리품을 팔았으나 소득이
없었다.

이같은 방식으론 안되겠다고 판단한 이씨는 원점으로 다시 돌아갔다.

전원주택에 대한 잡지와 신문을 닥치는대로 섭렵했다.

어떻게 하면 마음에 드는 집을 싸게 구할수 있을까에 신경을 집중했다.

절실한 문제로 부각되자 자세부터 달라진 것이다.

길은 있었다.

한국경제신문에서 경매를 통해 전원주택을 구입하는 기사가 눈에 뜨인 것.

건성으로 보던 이전과 달리 꼼꼼히 읽고 메모했다.

전문업체를 찾은 이씨는 자신의 자금사정에 맞는 경매물건을 찾기로
결정했다.

한달후 업체에서 용인시 양지면에 있는 통나무주택이 싸게 매물로 나왔다고
통보가 왔다.

감정평가금액이 1억7천5백만원이었으나 2회유찰로 8천5백40만원까지 떨어진
상태였다(1회유찰시 30%씩 감액).

현장으로 달려간 이씨는 흡족했다.

1백52평의 대지에 2층으로 건립된 아담한 주택.

영동고속도로 양지인터체인지에서 가까워 직장까지 차로 15분밖에 걸리지
않고 주변환경도 한폭의 수채화였다.

그러나 이씨는 바로 의구심이 들었다.

땅값과 건축비만 얼추 계산해도 1억8천만원이상 되는데 비해 너무 쌌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유찰이 거듭된 사연이 있었다.

집까지의 진입로가 지적도상 맹지(도로가 없는 땅)인 사도인데다 전세입자가
있었던 것이다.

낙찰을 받더라도 진입로와 세입자 문제가 남아 있어 선뜻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었다.

고민하던 이씨는 원칙대로 일을 처리하자고 마음먹고 컨설팅업체의 도움을
받아 나름대로 작전을 세웠다.

권리분석 응찰가격 제반비용 등을 따져본 결과 예상되는 추가비용은
2천만원.

비싸게 낙찰받지 않으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씨는 권리관계상 하자로 경쟁률이 높지 않을 거라고 판단하고 최저가격에
70만원을 더한 8천6백10만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이후 일의 진행상황은 일사천리였다.

4월23일 잔금을 납부하고 2천만원으론 진입로와 세입자 문제를 원만하게
처리했다.

이씨가 새 집으로 이사한 날은 지난 5월31일.

주말마다 마당에 잔디를 심고 조경수를 가꾸며 전원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만큼 기쁨도 크다.

인근에서 분양중인 전원주택의 가격은 땅값(평당 60만원)과 건축비(평당
3백만원)를 합쳐 45평형이 2억2천6백20만원이다.

공들이고 노력한 대가로 절반값에 번듯한 전원주택을 장만한 그는 요즘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 유대형 기자 yood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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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주택구입 십계명

1) 많은 정보를 접하고 비교하라.

정보없이 현장에 가면 비교대상이 한정돼 올바른 판단을 하기 힘들다.


2) 완공된 단지를 노려라.

인허가 절차를 밟는 것도 만만치 않다.

최소한 토목공사라도 끝낸 곳을 선택해야 한다.


3) 환금성을 중시하라.

단지규모 주변환경 편익시설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향후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4) 지도상 거리와 지역적 편견을 버려라.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게 가장 좋다.

시간적 거리와 공간적 환경이 중요하다.


5) 필지가 분할된 단지를 선택하라.

공동구입한 필지는 이해다툼이 발생할 소지가 많다.


6) 홍보물보다는 눈으로 보고 계약서에 명시하라.

공사내용 시설 소유권이전에 관한 사항들은 반드시 기재해야 한다.


7) 완공주택은 건축자재 내부자재를 확인하라.

날림공사를 한 경우엔 매입후 수리비용이 더 들어갈수가 있다.


8) 계약전 토지관련서류 검토는 필수다.

등기부등본을 떼어 소유자를 확인하고 계약대상 필지와 같은지 체크할
필요가 있다.


9) 지자체를 방문해 관련서류를 떼어보라.

주택을 짓는데 문제는 없는 곳인지 확인하는게 바람직하다.


10) 반경 1km 안에 혐오시설이 있다면 피하라.

악취와 소음으로 전원생활을 즐기기는 커녕 나중에 제값 받기도 힘들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4일자 ).